[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금호타이어가 올해 상반기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연간 가이던스의 세부 목표별 달성 가능성에 대해선 전망이 갈리는 모습이다. 18인치 이상 고인치 제품 판매 비중은 이미 목표치에 근접한 반면, 공격적으로 높여 잡은 전기차(EV) 타이어 공급 비중은 목표를 밑돌아서다. 특히 EV 타이어는 완성차 업체의 생산·출시 일정에 좌우되는 기업간거래(B2B) 중심 사업인 만큼 하반기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올해 연간 가이던스로 ▲매출 5조1000억원 ▲18인치 이상 고인치 제품 판매 비중 47% ▲EV 타이어 공급 비중 30%를 제시했다. 지난해 목표보다 각각 2%, 2.1%, 15.3% 높여 잡았다. 금호타이어가 가이던스를 처음 공개한 2024년과 비교하면 상향 폭은 더욱 크다. 당시 목표는 매출 4조5600억원, 고인치 제품 비중 42%, EV 타이어 공급 비중 16%였다. 특히 EV 타이어 목표는 2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상향돼 세 지표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설정됐다.
상반기 실적을 보면 고인치 제품과 EV 타이어의 목표 달성 가능성은 엇갈린다. 고인치 제품 판매 비중은 목표치에 근접했지만 EV 타이어는 목표치와 거리가 다소 멀다. 회사의 제품 전략과 외부 시장 환경이 맞물리면서 두 지표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금호타이어는 대형 승용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요 확대에 맞춰 ‘마제스티 X 솔루스’ 등 고인치 제품 판매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광주공장 화재 이후 제한된 생산 여력을 고인치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우선 배분하고 있는 점도 목표 달성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자동차의 휠 사이즈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물량은 물론 소비자들의 타이어 교체 시장에서 모두 제품 수요가 발생하는 것이다.
금호타이어 측은 "18인치 이상 고인치 제품 판매가 많이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EV 타이어 공급 비중은 연간 목표까지 상당한 격차가 남아 있다. 금호타이어의 신차용(OE) 승용·경트럭 타이어(PCLT OE) 매출 기준 EV 타이어 공급 비중은 올해 1분기 20.6%에서 2분기 25.1%로 상승했다. 다만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는 23.1%에 그쳐 연간 목표인 30%를 6.9%p 밑돌았다.
상·하반기 OE 매출 규모가 같다고 가정하면 금호타이어가 연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하반기 EV 타이어 공급 비중을 평균 36.9%까지 높여야 한다. 이는 지난해 3·4분기 평균 공급 비중인 21.45%보다 15.45%p 높은 수준이다. 신규 차종 수주와 함께 기존 공급 차종의 생산 물량까지 큰 폭으로 늘어나야 하는 셈이다.
문제는 EV 타이어 공급 비중이 고인치 제품과 달리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한 OE 공급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는 점이다.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출시를 연기하거나 생산 계획을 축소하면 금호타이어의 EV 타이어 매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고인치 제품은 OE 물량이 감소하더라도 교체용(RE)타이어 시장에서 판매를 확대해 일정 부분 만회할 수 있다. 반면 아직 교체 수요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EV 타이어는 OE 판매 부진을 보완할 장치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현재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해 생산과 투자 계획을 잇달아 조정하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신규 OE 공급 차종을 확보하더라도 실제 생산과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실제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4분기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개발 및 출시 일정이 연기되면서 국내 OE 생산과 판매가 감소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은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4분기 성수기를 고려하면 연간 가이던스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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