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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억 주고 산 ADK, 벌써 경고등…크래프톤 또 '비싼 베팅'
박관훈 기자
2026-08-12 07:00:00
②영업익 전분기比 75% 급감…게임·애니메이션 시너지 아직 '물음표'
이 기사는 2026-08-10 13:39:55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트 배틀그라운드'를 찾기 위한 크래프톤의 선택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이었다. 개발사와 스타트업은 물론 광고·콘텐츠 기업까지 인수하며 IP와 사업 영역 확장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 그러나 미래 성장성에 높은 값을 매긴 일부 대형 M&A는 대규모 손상차손으로 돌아왔고, 인수한 중소 개발사 가운데 파산·청산 사례도 이어졌다. 최근에도 크래프톤은 M&A를 통한 '스케일업'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크래프톤의 주요 인수 사례와 이후 성적표를 추적해 투자 판단과 밸류에이션, 인수 후 관리 역량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크래프톤 ADK 분기별 실적 추이.jpg
(그래픽=딜사이트 오현영 기자)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크래프톤이 '포스트 배틀그라운드'를 찾기 위해 새롭게 7000억원을 베팅한 일본 광고·콘텐츠 기업 ADK그룹의 초기 성적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의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가운데, 인수의 핵심 명분이었던 게임과 애니메이션 간 시너지도 아직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어서다. 여기에 인수 전 이미 확인된 독점금지법 위반 관련 리스크도 남아 있어 향후 실적 회복과 사업 시너지 창출 여부가 M&A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10일 크래프톤에 따르면 ADK의 2분기 매출액은 2408억9930만원으로 전분기(2769억2909만원) 대비 13.0% 감소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90억7316만원으로 전분기(365억1668만원) 대비 75.2% 급감했고, 영업이익률도 13.19%에서 3.77%로 9.42%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03억2302만원에서 49억9023만원으로 83.5% 줄었다.


인수 이후 분기별 흐름을 보면 수익성 변동성이 두드러진다. 인수 직후 첫 분기였던 지난해 4분기 ADK는 매출 3138억3500만원, 영업이익 253억340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8.07%였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이 13.19%까지 상승했지만 2분기에는 3.77%로 떨어졌다. 인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앞서 크래프톤은 특수목적법인 ADKRAFTON, Inc.를 통해 2025년 10월 1일 ADK Holdings Inc. 지분 100%를 7080억1500만원(750억엔)에 인수했다. 인수대금은 전액 현금으로 지급했다. 순자산 공정가치는 2609억2602만원, 사업결합 과정에서 인식한 영업권은 4482억2114만원으로 인수대금의 63.3%에 달했다.

ADK는 일본 3대 종합광고회사 중 하나로, 300편이 넘는 애니메이션 제작위원회 참여 경험을 바탕으로 광고와 콘텐츠 기획·제작을 아우르는 크리에이티브 역량을 갖춘 기업이다. 크래프톤이 7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한 배경에도 단순히 ADK의 광고사업을 확보하는 것을 넘어 게임 IP를 애니메이션과 콘텐츠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구상이 자리 잡고 있었다. 크래프톤은 ADK의 콘텐츠 제작 역량에 자사의 글로벌 게임 개발·서비스 경험을 접목해 일본을 포함한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IP 확장 시너지를 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문제는 인수 10개월가량이 지난 현재까지 핵심 인수 명분이었던 게임·애니메이션 간 시너지가 뚜렷한 결과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진행된 크래프톤 컨퍼런스콜에서도 게임과 애니메이션 콜라보레이션 과정에서 ADK와의 제휴나 시너지가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크래프톤 측은 “ADK 인수 목적 중 하나가 애니메이션 관련 깊은 시너지를 내기 위함이었다”면서도 “아직까지는 가시적인 것이 없지만 단순 콜라보 이상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광고사업의 수익성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인수의 핵심 명분인 IP 확장 효과까지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셈이다. 인수 초기인 만큼 M&A 성패를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크래프톤이 ADK에 지급한 가격의 60% 이상을 영업권으로 인식했다는 점에서 향후 실적 회복과 시너지 창출 속도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인수 당시부터 안고 들어간 법적 리스크도 남아 있다. 크래프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ADK그룹 핵심 계열사 ADK Marketing Solutions Inc.는 크래프톤의 인수가 마무리되기 약 3개월 전인 지난해 6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가 발주한 테스트이벤트 입찰 담합 혐의로 일본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배제조치명령을 받았다.


배제조치명령으로 거래처가 계약에 따라 손해배상 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생기면서 크래프톤은 사업결합 회계처리 과정에서 218억5580만원의 기타충당부채를 신규 인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잔액은 212억4482만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충당부채는 올해 3월 말 220억5945만원으로 8억1463만원 증가했다. 증가분 가운데 실제 추가 설정액은 1억3886만원이며, 나머지 6억7577만원은 엔화 강세 등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이다. 해당 금액은 전액 유동부채로 분류돼 있다.


충당부채 규모의 증감 자체보다 주목할 부분은 해당 법적 리스크가 ADK 인수 이전 이미 확인돼 있었다는 점이다. 일본 공정거래위원회의 배제조치명령이 인수 완료 전에 내려진 만큼 크래프톤 역시 이를 인지한 상태에서 거래를 마무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인수가격 산정 과정에서 향후 손해배상 가능성 등 관련 리스크가 어느 수준까지 반영됐는지가 M&A 투자 판단을 평가할 주요 요소로 꼽힌다.


앞서 크래프톤은 언노운월즈 인수 당시에도 미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해 인수가격 대부분을 영업권으로 인식했지만 이후 실적이 사업계획을 크게 밑돌면서 대규모 손상차손을 경험했다. ADK 역시 인수가격의 63.3%가 영업권으로 잡힌 만큼 같은 전철을 밟을지는 향후 사업 성과에 달려 있다. 특히 광고사업의 수익성 회복뿐 아니라 크래프톤이 인수 명분으로 내세운 게임·애니메이션 IP 시너지를 실제 수익으로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평가다.


크래프톤은 ADK의 최근 수익성 악화가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전년 대비 비교해 보면 실적이 하락한 것은 맞다”며 “콘텐츠·애니메이션 비즈니스는 실적이 상당히 좋은 편이지만, 중동·미국·이란 등 여러 이슈로 광고주들이 광고비 편성을 전년 대비 축소하며 광고 비즈니스에 타격이 있어 전체적으로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ADK 인수의 성패는 단기적인 광고 실적보다 크래프톤이 7000억원을 베팅한 게임·애니메이션 IP 시너지를 얼마나 빠르게 현실화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언노운월즈에서 대규모 손상차손이라는 수업료를 치른 크래프톤이 새로운 대형 M&A에서는 다른 성적표를 받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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