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효성중공업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그러나 증권가는 일시적인 매출 인식 시점 차이로 판단하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중공업 신규수주 목표가 12조원으로 높아진 만큼 성장 방향에는 변화가 없다는 평가다.
다만 목표주가는 34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벌어졌다. 최근 전력기기 업종의 주가 조정을 반영한 증권사와 장기 이익 성장에 무게를 둔 증권사 간 밸류에이션 판단이 엇갈렸다.
◆중동·미국 물량 이연…수요 감소 아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의 2분기 연결 매출액은 1조687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643억원으로 60.9% 늘었지만 시장 전망치인 2907억원을 약 9% 밑돌았다.
증권사들은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 이유를 판매 부진이 아닌 납품 시점 차이에서 찾았다. 중동으로 보낼 제품은 물류 차질로 납품이 늦어지면서 약 600억원의 매출이 하반기로 넘어갔다. 미국 법인에 보낸 변압기와 차단기도 최종 고객에게 아직 전달되지 않아 관련 이익이 2분기 실적에 잡히지 않았다.
일부 증권사는 미국 자회사에 선적됐지만 최종 고객에게 아직 인도되지 않은 물량과 관련해 매출총이익 기준 800억원 이상의 이익이 연결 실적에서 제외된 것으로 추산했다. 제품 판매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생산과 선적을 앞당기면서 미국 자회사에 재고가 늘었고, 관련 이익은 최종 고객에게 제품이 인도되는 하반기에 반영될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아직 고객에게 전달되지 않은 물량 증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해 생산과 재고를 선제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의미라는 분석이다. 중공업 영업이익률도 20.2%를 기록해 수익성 훼손 우려를 낮췄다.
◆수주목표 8.4조→12조…북미 비중 확대
증권사들이 주목한 지표는 중공업 신규수주 가이던스였다. 효성중공업은 올해 신규수주 목표를 기존 8조4000억원에서 12조원으로 약 43% 높였다. 지난해 실제 수주액인 7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58% 증가한 규모다.
상반기 신규수주는 약 7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수주액의 98%를 반년 만에 확보했다. 2분기 말 중공업 수주잔고는 17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3% 이상 증가했다. 수주잔고에서 북미가 차지하는 비중도 57%까지 높아졌다.
중공업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는 기존 15%에서 25%로 상향됐다. 영업이익률 전망도 10%대 중반에서 후반으로 높아졌다. 북미 초고압 변압기와 가스절연개폐장치(GIS), 가스차단기(GCB) 수요가 수주 확대를 이끌고 있다.
◆목표가 400만~430만원 집중
분석대상 12개 증권사의 목표주가는 340만~500만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8개 증권사의 목표가가 400만~430만원에 몰렸다.
미래에셋증권과 유안타증권은 가장 높은 500만원을 제시했다. 두 증권사는 단기 실적보다 2028년까지 이어질 이익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유안타증권은 적용 멀티플을 낮췄지만 목표가 산정 기준을 2028년으로 변경했다. 이익 증가가 멀티플 하락을 상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BNK·LS·하나증권은 430만원, 대신증권은 420만원을 제시했다. IBK·교보증권은 410만원, NH·SK증권은 400만원으로 산정했다.
삼성증권은 업종 밸류에이션 하락을 반영해 목표가를 376만원으로 낮췄다. 신한투자증권은 가장 낮은 340만원을 제시했다. 목표 주가수익비율(PER)은 유지했지만 산정 기준을 기존 2027~2028년 평균 이익에서 2027년 이익으로 변경하고 실적 추정치를 조정했다.
◆AI 데이터센터 전력망 투자도 변수
대신증권은 미국의 AI 데이터센터 전용 요금제와 대형부하 접속 규칙 변화에 주목했다. 관련 제도가 개정되면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전력망 연결 비용을 더 많이 부담하는 대신 전력 공급 시기를 앞당길 수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자금력이 풍부한 AI 데이터센터가 고압·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에 높은 가격을 지불할 가능성이 커진다. 교보증권과 신한투자증권도 데이터센터 사업자의 전력기기 직접 발주 가능성을 언급했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전력 인프라 기업 콴타서비스와 GCB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오는 10월 현지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증권가는 단기 실적 이연보다 북미 수주 확대와 현지 생산능력 강화가 향후 기업가치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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