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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DUV 5대에 흔들린 증시…삼성·하이닉스까지 ‘휘청'
김진욱 기자
2026-07-28 12:42:15
장비 국산화가 CXMT 증설로 이어질 가능성…양산 안정성은 아직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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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의 DUV 노광장비. (출처=ASML 홈페이지)

[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중국이 반도체 핵심 장비인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생산에 들어갔다는 소식에 글로벌 반도체주가 급락했다. 미국의 수출 통제로 첨단 장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중국이 기술 자립에 속도를 내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경쟁 구도가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한 결과다.


충격은 국내 증시로도 번졌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장 초반 급락하면서 양 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지수 전체의 낙폭을 키웠다.


◆ASML 독점 균열 우려…장비주 투매


미국 정보매체 디인포메이션은 27일(현지시간) 상하이 소재 국가 지원 기업이 자체 개발한 이머전 DUV 장비 생산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업체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해당 업체는 올해 약 5대를 생산하고 내년에는 생산량을 약 20대까지 늘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비는 SMIC와 화훙반도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중국 반도체 기업에 공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 직후 ASML 주가는 장중 7% 넘게 하락한 뒤 5.8% 내린 채 거래를 마쳤다. 램리서치와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KLA도 3~5%대 하락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2.23% 떨어졌다.


여파는 국내 반도체주로 이어졌다. 28일 장중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각각 10%, 9.15% 하락했다. 코스피도 7% 넘게 떨어졌다. 두 회사가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반도체주 매도가 시장 전체의 급락으로 확대됐다.


DUV는 빛을 이용해 웨이퍼 위에 미세한 회로를 새기는 노광장비다. 최첨단 공정에 쓰이는 극자외선(EUV) 장비보다 기술 수준은 낮다. 다만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주력 설비다.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는 노광장비가 중국 반도체 산업의 최대 병목으로 꼽혀왔기 때문. 중국이 노광 기술을 확보하면 증착과 식각, 검사 등 다른 공정 장비의 국산화도 빨라질 수 있다.


미국이 수출 규제를 강화해도 중국의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를 막기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중국의 기술 자립이 현실화하면 ASML을 비롯한 글로벌 장비업체의 독점적 지위와 대중국 매출도 흔들릴 수 있다.


◆한국 메모리주, 직접 타격보다 증설 우려


중국산 DUV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을 당장 잠식하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노광장비 업체가 아닌 메모리 반도체 생산업체다.


시장 우려는 중국산 장비 도입으로 CXMT의 생산능력 확대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중국이 DUV 국산화에 성공하면 CXMT가 범용 D램 생산을 늘리는 과정에서 겪던 장비 조달 제약이 일부 완화될 수 있다.


중국의 D램 생산량이 증가하면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공급이 늘고 가격 경쟁이 심화된다. 특히 범용 D램은 고대역폭메모리(HBM)보다 기술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 중국 업체의 추격이 먼저 나타날 수 있는 영역이다.


결국 중국산 DUV 개발 소식은 글로벌 장비업체의 경쟁력 약화뿐 아니라 중국 메모리 기업의 증설 가능성까지 동시에 부각했다. 국내 반도체주가 장비주와 함께 하락한 배경이다.


◆장기 위험은 현실…단기 급락은 과도


다만 중국의 기술 진전을 가볍게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장비 수출 통제가 중국의 생산 확대를 늦추는 동시에 현지 장비 국산화 투자를 촉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산 장비가 실제 양산라인에 안착하면 ASML의 대중국 장비 판매와 유지·보수 매출은 구조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 중국 반도체 기업의 생산능력 확대도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현재 공개된 생산 규모만으로 ASML이나 한국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곧바로 악화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중국산 장비의 생산 목표는 올해 5대, 내년 20대다. 반면 ASML은 올해 이머전 DUV 장비 약 130대를 출하할 계획이다. 절대적인 생산 규모에서 여전히 차이가 크다.


장비를 생산하는 것과 양산 라인에서 안정적으로 가동하는 것도 다른 문제다. 반도체 공장에서는 미세회로 정렬 정확도인 오버레이와 시간당 웨이퍼 처리량, 수율, 고장률, 장기간 가동 안정성 등이 모두 검증돼야 한다.


해외 IB들도 최근 주가 반응이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JP모건은 소수의 장비를 생산하는 것과 이를 양산라인에서 안정적으로 가동하는 것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BofA증권은 중국이 내년에 DUV 장비 20대를 자체 조달하더라도 ASML의 예상 매출 감소분은 전체 매출의 2.4%인 약 14억유로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BNP파리바도 중국산 장비가 ASML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중국 내 부족한 장비 공급을 보완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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