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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제지, 주식 병합해도 품절주…해성산업 지분 '절대적'
김정희 기자
2026-07-20 07:00:00
해성산업 84.69% 보유에 유통비율 15.3% 그쳐…유증·무증 실효성 제한
이 기사는 2026-07-15 18:25:28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제지 주식병합 및 지분구조 변동 현황 김정희.jpg
한국제지 주식병합 후 지분 구조 변화 추이. (그래픽=김수진 기자)

[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한국제지가 주식병합을 통해 장기간 이어진 ‘동전주’ 신세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낮은 유동주식 비율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최대주주인 해성산업이 지분 약 85%를 보유하고 있어 시장에서 실제로 유통되는 주식 수가 제한적인 구조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한국제지의 실질적인 기업가치를 제고하려면 주가 단위를 바꾸는 미봉책을 넘어 최대주주 지분 매각 등 유통비율을 높이는 근본적인 결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제지 최대주주는 지분 84.69%를 들고 있는 해성산업이다. 발행 주식 수를 기준으로 보면 전체 1억9015만720주 중 1억6106만1019주를 해성산업이 보유 중이다. 이를 제외한 실제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 수는 2908만9701주로 15.3%에 불과하다. 최대주주 지분이 높아 시장 유통량이 적은 품절주로 꼽힌다.


품절주는 유통주식 수가 적은 주식으로 말한다. 일반적으로 전체 발행 주식 수의 70% 이상을 대주주가 가지고 있는 경우를 일컫는다. 품절주는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을 뿐만 아니라 적은 거래량에도 주가가 쉽게 오르거나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 '무늬만 상장사'로 평가된다.


한국제지가 품절주가 된 것은 2023년 8월 상장사 세하가 비상장사 한국제지를 흡수합병하면서다. 당시 세하와 한국제지의 합병비율은 1대 1.3261524로, 비상장 한국제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던 해성산업은 세하 합병신주 1억3261만5240주를 배정받았다. 이에 따라 해성산업의 보유 주식 수는 2920만4504주에서 1억6181만9744주로 늘었고, 지분율도 50.74%에서 85.09%로 뛰었다. 세하가 한국제지로 사명을 바꾼 것도 이때다.


이후 2024년 10월 해성산업이 발행했던 교환사채(EB)의 교환권이 행사되면서 보유 주식 수는 소폭 줄었다. 해성산업은 교환대상 주식 75만8725주를 교부했고, 보유 주식 수는 1억6106만1019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분율은 85.09%에서 84.69%로 낮아졌다. 다만 하락 폭은 0.4%포인트에 그쳐 품절주 논란을 해소하기에는 제한적인 수준이었다.


이런 구조는 한국제지의 5대1 주식 병합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는다. 주식 병합은 주가 단위를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시장에서 실제로 거래되는 주식 수를 늘려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한국제지는 주식병합으로 다음 달 14일 이후 발행 주식 총수가 3803만144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해성산업의 보유 주식 수 역시 3221만2203주로 감소한다. 실제 유통주식 수 역시 581만7941주로 변경된다. 지분율은 동일하다.

업계에서는 한국제지가 품절주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최대주주인 해성산업의 지분 일부 매각이 가장 직접적인 방안이라고 보고 있다. 유상증자와 무상증자도 유통물량 확대 카드로 거론될 수 있지만 실효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유상증자는 낮은 주가와 업황 부진 속에서 외부 투자자 참여 유인이 크지 않고, 무상증자는 모든 주주에게 비례 배정되는 구조상 최대주주 지분율을 낮추는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해성산업이 보유 지분을 일부 매각하면 최대주주 지분율을 낮추면서 시장 내 유통비율을 높일 수 있다. 다만 매각 방식에 따라 효과는 달라진다. 장내 매각은 실제 유통물량을 늘리는 효과가 가장 직접적이지만, 저유동성 종목 특성상 매도 물량이 곧바로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은 단기간에 대량 물량을 소화할 수 있지만, 투자자 모집 과정에서 할인율 요구가 불가피하고 매수자가 소수 기관이나 우호 지분 성격에 그칠 경우 품절주 해소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통상 품절주 기준으로 보는 최대주주 지분율 70% 수준까지 낮추려면 해성산업은 약 15%포인트(p)에 해당하는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이는 현재 발행주식 총수 기준 약 2793만주 규모다. 7일 종가(561원) 기준 약 156억원 수준이다. 이 경우에도 해성산업의 한국제지 지분율은 70% 안팎으로 유지돼 최대주주로서의 지배력은 여전히 공고하다.


경영권 안정에 초점을 맞춰 지분율을 50% 초과 수준까지 낮춘다면 매각 가능 물량은 더 커질 수 있다. 지분 50% 초과만으로도 이사회 선임과 배당 등 일반 안건에 대한 영향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최대 34%가량의 지분 매각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매각 가능 주식 수는 6465만1244주, 금액은 약 362억원 규모다. 해성산업 입장에서는 지배력 훼손 없이 현금 유입과 유통비율 개선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셈이다.


한국제지의 최대주주가 개인이 아닌 법인 주주라는 점도 지분 매각 가능성을 거론하는 배경이다. 개인 대주주의 지분 매각은 오너 일가의 지배력 변화로 해석될 수 있지만, 법인 주주의 경우 유통물량 확대나 자산 효율화 차원에서 명분을 세우기 상대적으로 수월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고, 주가도 낮아 유상증자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며 "무상증자 역시 소액주주 지분이 늘어나는 분산 효과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해성 측 입장에서도 한국제지 유통물량을 늘려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동시에 현금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맞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국제지 측은 “주식 병합 이후 유통물량 부족에 따른 시장 우려와 주가 변동성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중요한 경영 과제로 보고 있다”며 “유상증자와 무상증자, 최대주주 지분 매각 등 시장에서 거론되는 방안들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만 구체적인 실행 여부는 향후 시장 상황과 주가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한 뒤 판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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