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부터 국내 증시의 상장 유지 문턱이 한층 높아졌다. 코스피는 시가총액 300억원, 코스닥은 200억원 미만 기업에 대한 상장폐지 기준이 적용되고, 동전주 퇴출 요건 강화 등 증시 체질 개선을 위한 제도 개편도 본격 시행된다. 상장사들은 기업가치 제고와 사업 재편, 투자 유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강화된 상장 유지 기준 시행에 맞춰 상장사들이 내놓은 생존 전략과 그 실효성을 집중 점검한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밸로프'의 전환사채(CB) 풋옵션 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주가가 전환가액을 밑돌고 있는 가운데 최근 풋옵션 행사 기간이 도래한 상태다. 특히 시가총액이 강화된 상장유지 기준을 밑돌면서 주가 부양을 위한 추가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풋옵션 행사에 따른 현금 유출은 회사의 재무적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밸로프가 발행한 2회차 CB의 풋옵션 행사기간이 최근 도래했다. 해당 CB는 2024년 4월 발행된 30억원 규모 물량이다. 최초 전환가액은 833원이었지만 지난달 5대 1 액면병합을 단행하면서 전환가액은 4165원으로 조정됐다. 리픽싱 조항은 설정되지 않았다.
현재 밸로프의 주가 상황을 감안할 때 풋옵션 행사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주가가 전환가액을 큰 폭으로 하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밸로프 주가는 지난 6일 종가 기준 1869원이다. 이자율이 0%인 제로금리 쿠폰 구조인 탓에 전환권 행사를 통해서만 차익 실현이 가능하다 보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풋옵션을 선택할 유인이 크다는 분석이다.
풋옵션이 전량 행사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일부 물량에 대해서는 콜옵션이 우선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밸로프는 CB 발행 과정에서 콜옵션을 35%로 설정함과 동시에 행사기간 종료일인 2027년 8월23일까지 미전환 상태로 보유해야 한다는 조건을 부여했다. 이에 따라 전체 30억원 가운데 콜옵션 대상인 10억5000만원을 제외한 약 19억5000만원 규모 물량에 대해서만 투자자의 풋옵션 행사 권리가 실질적으로 열려 있는 상태다.
밸로프 입장에서 당장 20억원 규모의 풋옵션이 행사되더라도 재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은 아니다. 올해 1분기 말 별도기준 약 120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단기금융상품 54억원은 본사와 자회사 차입금 담보로 제공돼 사용이 제한적이다. 이를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활용 가능한 현금은 약 60억원대 중반 수준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강화된 시가총액 상장유지 기준이 적용되기 시작한 상황에서 현금 사용 여력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풋옵션 행사에 따른 자금 유출이 자사주 매입 등 주가 부양책 추진 여력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밸로프의 시가총액은 6일 기준 약 190억원 수준으로 하반기부터 적용된 코스닥 상장유지 시가총액 기준인 200억원을 밑돌고 있다. 내년부터는 해당 기준이 300억원으로 한 차례 더 상향될 예정이다. 상장사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가총액 회복이 필요한 만큼 주가 부양 방안 마련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만약 풋옵션이 최대 규모로 행사될 경우 가용 현금은 40억~50억원 수준까지 감소할 수 있다. 올해 1분기에만 63억원의 판매관리비가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확보한 현금을 주가 부양책과 사업 운영에 동시에 투입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밸로프 입장에서는 현재의 주가 흐름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꾸준히 흑자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주가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교보9호스팩과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밸로프는 온라인·모바일 게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서비스 종료 예정이거나 흥행이 둔화된 게임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한 뒤 서비스를 재개하는 리퍼블리싱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상장 이듬해인 2023년 별도기준 영업이익 1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4년 8억원, 2025년 10억원으로 흑자 기조를 이어왔다. 리퍼블리싱 사업 특성상 신규 게임 개발 대비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2023년 말 동전주로 내려앉은 이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4월 액면병합 결정 직전 주가는 500원대에 머물렀다.
물론 회사도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24년 4월 자사주 신탁계약을 통해 약 180만주의 자사주를 15억원에 취득했다. 올해 5월에도 NH투자증권과 1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하며 주가 부양에 나섰다. 당초 계약 기간은 오는 11월까지였지만 취득 개시 한 달여 만에 목표 물량을 모두 사들였다. 이후 취득한 자사주는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자사주 취득 결정 당시만 하더라도 자사주를 조건부주식(RSU) 재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거론됐다. 2025년 RSU 보상제도를 도입하면서 자사주를 임직원 보상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둔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취득 물량 전량을 소각하며 주가 부양 의지를 드러냈지만 주가는 기대만큼 반응하지 못했다. 오히려 취득 시점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렇다 보니 시장의 관심은 향후 밸로프의 자금조달 여부에 집중된다. 유상증자 등 자본 확충이 이뤄질 경우 운영자금과 재무 여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가 하락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가정에 시총 확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밸로프 측은 유상증자를 포함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밸로프 관계자는 "풋옵션이나 상폐 위기 등에 대해서는 인지를 하고 있는데, 실적은 꾸준히 좋은 흐름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에 시총 위기만 넘기면 문제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향후 자금조달과 관련해서는 유상증자 등 모든 방안을 열어놓고 있긴 하지만 확정된 건 없고, 현 상황에서 말하기도 곤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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