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정유경 ㈜신세계 회장의 남편인 문성욱 시그나이트 대표가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를 겸직하게 된 지 9개월이 넘어가는 가운데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의 태생적 한계를 뛰어넘어 펀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성욱 대표는 지난해 9월 이뤄진 신세계그룹 2026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를 겸직하게 됐다. 당시 신세계는 인사 배경에 대해 신세계라이브쇼핑의 디지털 전환을 이루기 위해 문 대표를 선임한다고 밝혔지만 문 대표의 이력 대부분이 전략·기획·투자 영역인 만큼 시장에선 시그나이트의 포트폴리오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인사로 해석하고 있다.
시그나이트와 같은 CVC는 일반 벤처캐피탈(VC)과 달리 재무적 투자자(FI)와 전략적 투자자(SI)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단순히 재무적 이득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 아닌 전략적 동반자로 투자 회사를 키우는 성격이 섞여 있는 것이다. 라이브쇼핑 입장에서는 참신한 신규 브랜드를 발굴할 수 있고 시그나이트 입장에서는 투자 기업의 유통채널이 하나 더 늘어나는 셈이라 양측 모두에 윈윈할 수 있는 구조다.
실제로 시그나이트로부터 투자를 받은 뒤 신세계그룹 유통망에 입점한 기업도 있다. 비건식품 브랜드 ‘널담’을 운영하는 조인앤조인가 대표적이다.
시그나이트가 결성하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한 신세계웰니스투자조합은 2024년 10월 조인앤조인에 투자했다. 이후 널담은 약 7개월 만인 지난해 5월 신세계라이브쇼핑에 입점했고 다시 7개월 뒤인 그해 12월 신세계백화점이 만든 고급 식료품점 하우스오브신세계 청담 트웰브에 입점했다. 조인앤조인의 펀드 출자자, 그 펀드를 굴리는 운용사, 입점 유통망까지 모두 ㈜신세계 산하에 있는 셈이다.
이는 시그나이트의 핵심 전략과 맞닿아 있다. 시그나이트는 신세계그룹의 유통·식품 사업 노하우와 인프라를 살려 포트폴리오 기업의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을 표방해왔다. 패션·뷰티·식품 등 신세계그룹의 핵심 사업과 맞닿은 영역에 투자를 집중한 것도 이런 전략적 동기에서다.
다만 조인앤조인의 손익구조를 보면 문성욱 대표가 뛰어넘어야 할 딜레마가 명확해진다. 조인앤조인은 2024년 영업이익 3700만원에서 2025년 영업손실 1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신세계 오프라인 유통 채널 입점과 편의점을 통한 매출이 늘어나면서 판매수수료도 함께 증가한 영향이 컸다. 실제 지난해 판매수수료는 13억원에서 52억원으로 311%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시장 관계자는 "이는 투자 포트폴리오 지원과 사업 수익성 추구를 동시에 해야 하는 CVC의 구조적 모순"이라며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매출 확대를 위해 전략적으로 뛰어들 수 있겠지만 결국 채널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신세계 백화점부문 관계자는 “시그나이트와 신세계라이브쇼핑은 별도로 움직이는 조직이며 문성욱 대표의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 겸직 선임 배경은 디지털 전환을 이끌기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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