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HD건설기계가 미국-이란 전쟁 종식 기대감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 전후 복구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사업구조에서 이란 비중이 없어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다르게 봐야 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기대감으로 올랐던 주가는 최근 상승분을 반납하는 양상이다. 회사는 건설장비시장 반등 속에 신흥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이란 전쟁이 종전과 후속 조치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전후 복구를 둘러싼 수혜주에도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건설·플랜트·철강·송유관(강관)·전력 인프라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건설장비를 제조·판매하는 건설장비 업종도 수혜주로 꼽고 있고 HD건설기계도 먼저 거론되고 있다.
다만 HD건설기계 내부에서는 미국-이란 전쟁 복구 국면에 큰 기대감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연결 기준 HD건설기계 매출은 8조435억원이다. 이중 중동, 아프리카 지역 매출은 약 1조575억원이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3%로 파악됐다. 이란에서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시아에서 HD건설기계의 핵심 시장은 인도·인도네시아·베트남 등이 우선 꼽힌다. 또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도 있다. 이란은 HD건설기계의 타깃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다.
전후 복구 기대감 등이 더해지면서 커졌던 HD건설기계 몸값도 축소되고 있다. 지난달 초 시가총액은 9조원을 웃돌았으나 지금 6조원이 붕괴됐다. 지난 17일 미국과 이란이 종전을 위해 서명한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부터 보면 18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 국면에 있다. 지난 23일에는 코스피 급락 속에 전 거래일 대비 10% 떨어졌다.
HD건설기계에는 러-우 전쟁 종전이 주가 상승을 불러올 수 있는 호재로 평가된다. 다만 2022년 시작된 러-우 전쟁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22일 모스크바주 두브나에 있는 위성통신센터를 타격했다. 전쟁이 수그러들지 않고 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전쟁 전 회사는 우크라이나 건설기계 시장에서 톱티어 브랜드로 사업을 이어왔다. 전쟁 이후 재건사업 국면을 대비해 우크라이나와 협업 관계도 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미콜라이우 주정부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2024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지사를 설립하고 지난해 영토개발부 등 정부 관계자 초청 연수 등으로 현지 협력 기반을 강화하는데 공들이고 있다.
HD건설기계는 전후 복구 시장이 열리는 것과 별개로 아프리카를 비롯한 신흥 시장, 자원국 공략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아프리카와 중남미 등 신흥 시장에서는 광산용 초대형 장비 판매와 인프라 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시장 성장이 두드러진다.
채운샘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구리, 금, 철광석 등 주요 광종 가격 이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CIS 등 자원국 중심의 장비 수요 회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2분기까지는 신흥국 판매 회복과 우호적인 환율, 엔진 사 업부 실적 개선 효과를 바탕으로 양호한 실적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예측했다.
HD건설기계 관계자는 “종전 자체는 사업 운영에 긍정적 요소가 맞지만 물류와 유가 등이 정상화될 때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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