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데브시스터즈 소액주주들이 지난 12일 진행된 회사와의 간담회를 계기로 경영진 소통과 비용통제, 주주환원 요구를 다시 공식화했다. 주주들은 이번 간담회를 회사가 변화 의지를 보인 첫 자리로 평가하면서도 실제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소통과 실적 개선, 자사주 소각 등 구체적인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데브시스터즈를 둘러싼 주주 불만은 최근 실적과 주가 부진이 겹치며 커지고 있다. 데브시스터즈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85억원, 영업손실 17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4.4% 줄었고, 신작 "쿠키런: 오븐스매시"가 기대만큼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면서 실적 부담이 확대됐다.
주가 흐름도 주주 불신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데브시스터즈 주가는 ‘쿠키런: 오븐스매시’ 출시 기대감이 반영됐던 연초 이후 하락세를 보였고 신작 성과 부진과 비용 집행 논란이 맞물리며 소액주주 결집으로 이어졌다. 실제 데브시스터즈의 주가는 17일 기준 1만5780원으로 지난 1월30일 종가 기준 3만8450원 대비 58.9%나 하락했다.
회사가 최근 주주간담회를 열고 비용 효율화와 신작 로드맵, 주주환원 기준 등을 설명한 것도 이 같은 불신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데브시스터즈 소액주주 측은 딜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5년이 넘은 주주로서 회사의 성장을 믿고 투자해온 기간이었다"며 "하지만 회사의 소통 부재와 과도한 비용 집행, 주주환원정책이 없는 주요 경영진의 방만한 경영행태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주주대표를 맡게 됐다"고 밝혔다.
소액주주 측은 이번 주주간담회에 대해 "회사가 모든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한 것은 아니어서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그래도 회사가 주주들과 소통하려 했다는 점과 어려운 경영환경에 따라 변화를 하겠다고 약속한 점은 마지막으로 믿어보고자 한다"고 평가했다.
이들이 회사에 가장 강하게 요구한 사안은 소통이었다. 주주대표는 "게임 이용자와의 소통, 주주들과의 소통, 시장과의 소통 등 회사 전반의 소통 개선을 강조했다"며 "회사도 각 영역에서 전반적인 개선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소액주주들이 본격적으로 결집하게 된 배경에는 장기간 개발해온 프로젝트의 부진이 자리했다. 주주대표는 "장기간 투자 및 개발한 오븐스매시 게임의 처참한 결과가 직접적인 계기"라며 "이에 뒤따른 부진한 실적과 과도한 마케팅 비용이 소액주주 결집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는 앞서 말한 소통 부재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주주들은 데브시스터즈가 보유한 쿠키런 지식재산권(IP)의 잠재력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고 있다. 소액주주 측은 "게임회사 중에 글로벌 IP를 이렇게 가지고 있는 회사는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경영진이 독단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 주주, 시장과의 소통을 통해 경영 방향을 설정해 나간다면 지금의 재무위기도 빠르게 극복하고 글로벌 IP 성과도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소액주주들이 단기 반등 카드로 주목하는 신작은 ‘쿠키런: 크럼블’이다. 회사는 간담회에서 해당 게임의 7월 말 글로벌 출시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주주 측 대표는 "회사에서도 말했듯 크럼블은 서버 안정성 이슈가 크지 않고 키우기류의 가벼운 장르로 예상한다"며 "쿠키 IP가 적용되기 적합한 장르라고 생각하고 매출이 잘 나온다면 회사의 재무환경 개선도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작 기대감과 별개로 비용 효율화는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회사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비용 효율화는 주주간담회에서 계속 진행해 나가기로 약속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쿠키런 IP 의존에 대한 우려도 남아 있다. 주주대표는 "쿠키런 IP 의존은 위험하지만 동시에 회사의 핵심 IP인 것도 맞다"며 "회사가 기존 쿠키런 IP 외에 캐주얼한 다른 게임들에 대한 베타테스트도 진행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 부분도 위기의식을 가지고 잘 챙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쿠키런: 모험의 탑’ 중국 진출에 대해서는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중국 버전에는 국내 버전과 다른 콘텐츠들이 추가된다고 들었다"며 "중국 회사들이 IP 확장에 적극적이라고 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시장에서는 해당 프로젝트들에 대한 기대치가 없는 수준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대 이상의 실적이 나온다면 시장 평가도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영진의 책임 이행에 대해서는 보다 강한 견제가 필요하다고 봤다. 데브시스터즈는 간담회에서 대표 무보수, 임원 보수 삭감, 희망퇴직, 채용 동결 등 비용 절감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주주대표는 "비용 절감은 일시적"이라며 "다시 재무환경이 좋아지면 똑같이 높은 임금을 받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에 대한 견제는 주주연대에서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주대표는 데브시스터즈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일부 조치만으로는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라이브게임의 정상화, 신규게임의 안정적 출시, 주주 및 시장과의 정기적 소통, 비용통제, 자사주 소각 등 경영 대책 중 지금 데브시스터즈가 후순위로 챙길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간담회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았다. 그는 "이번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자사주 소각 방안 등이 나오지 않은 점은 아쉽다"면서도 "그래도 회사가 위기의식을 가지고 변화하겠다는 CFO의 약속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모든 분야에서 변화해야 한다"며 "주주연대는 회사를 지속적으로 견제하고, 약속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임시주주총회 소집과 감사 선임 등 주주행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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