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우진산전이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지만, 대규모 금융부채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지난해 영업이익 481억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외비용으로 436억원 빠져나가면서 본업에서 벌어 들인 이익 대부분을 소진했다.
특히 우진산전은 지난해 차입금과 회사채, 전환사채, 영구전환사채 등을 포함해 4300억원이 넘는 금융부채를 보유 중이다. 시장에서는 연간 이자비용만 276억원에 달하는 만큼 수익성 개선과 별개로 재무 부담이 무겁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우진산전은 지난해 매출 5565억원, 영업이익 48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1%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이 52.2% 늘어나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 강화가 두드러진 주된 요인으로는 원가 절감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우진산전의 매출원가는 2024년 4777억원에서 지난해 4654억원으로 2.6%(123억원) 감소했다. 매출이 소폭 증가한 상황에서 원가 부담이 줄어들자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반면 판매비와관리비(판관비)는 356억원에서 430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매출총이익이 크게 늘어난 덕분에 매출총이익 대비 판관비 비중은 53.0%에서 47.2%로 개선됐다.
주목할 대목은 영업외비용이다. 우진산전은 지난해 영업외비용으로 전년보다 44.7% 증가한 436억원을 지출했다. 단순한 비용 증가를 넘어 이자비용 확대와 현금흐름 압박에 따른 금융비용 발생, 환율 변동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세부적으로 우진산전은 지난해 ▲이자비용 276억원 ▲외환차손 18억원 ▲외화환산손실 4억원 ▲지분법손실 17억원 ▲매출채권처분손실 85억원 등이 발생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자비용은 1년 새 30% 불어났다. 차입 확대로 인한 금리 부담과 사모CB 발행에 따른 미실현 회계상 이자비용이 반영된 결과다. 우진산전은 지난해 말 기준 단기차입금이 534억원으로, 전년(625억원) 대비 14.5% 축소됐다. 하지만 대출 만기가 올해 대거 도래한 만큼 상·차환 압박이 가중된 상태다.
장기차입금 총액은 6.6% 줄어든 1914억원이지만, 연내 갚아야 하는 유동성 대체 금액만 668억원 상당이다. 연간 이자율이 최대 7.2%에 달하는 고금리 외상매출담보대출 및 일반자금대출 등을 중심으로 장기차입금 규모를 늘린 점은 이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표면이자율은 2% 수준이지만 유효이자율이 12.95~14.52%에 달하는 사모 전환사채(CB) 1100억원도 있다. 회계 상 이자 비용이 매년 누적되고 있어 재무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환율 변동성 리스크로 인한 외환 관련 손실이 금융비용의 한 축을 차지한 데다, 매출채권을 조기에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감수한 매출채권처분손실이 누적됐다는 점도 있다. 대규모 차입금 이자에 더해 비금융적 손실 요인까지 반영되면서 벌어 들인 이익을 갉아먹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우진산전은 지난해 400억원 규모의 영구전환사채도 발행했다. 해당 자금의 만기는 30년으로, 회계 장부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된다. 표면적으로는 자본 확충에 따른 재무 개선 효과가 있다. 하지만 스텝업 조항에 따라 일정 시점 이후 가산 금리가 단계적으로 상승하는 구조여서 장기 보유 시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우진산전의 이자비용 증가는 금융부채와 맞물려 있다. 우진산전의 금융부채는 2024년 4164억원이었지만, 지난해 약 4309억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차입 부담이 지속적으로 누적되면서 이익을 창출하는 속도보다 금융비용이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보여 진다. 특히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큰 고금리 차입과 사모CB 등의 비중이 높은 탓에 향후 부채 규모를 일부 조정하더라도 이자비용 감소 효과가 곧바로 이어지지 않는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원가절감 효과가 이어지는 ‘체질개선’에 성공하 본업 수익성 개선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진산전은 단기차입금 규모를 14.5%가량 축소하며 채무 부담을 일부 덜어냈다. 여기에 메자닌증권을 발행하며 당장 올해 갚아야 할 유동성 압박의 숨통을 틔우는 등 단기 유동성 부담은 일정 부분 완화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우진산전 관계자는 “금융비용은 손익계산서상 영업외비용 총금액”이라며 “영업외비용 중 이자비용은 차입 이자비용 170억원과 CB의 상각 이자비용 약 106억인데, 상각 이자비용은 현금유출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매출채권처분손실 중 약 45억원은 현금 유출이 발생했으며, 장기간 분할 납부되는 금액은 약 39억원 상당이다. 영구CB의 경우 자본확충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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