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빙그레의 형제 경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장남인 김동환 사장이 맡은 국내사업은 수익성 방어가 과제로 떠올랐다. 매출 성장세는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인건비와 원가 등 비용 부담이 늘어나면서 수익을 지키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김호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환 사장은 2014년 빙그레에 입사해 구매부 과장, 부장 등을 거쳐 2021년 1월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후 2024년 3월 전략경영 사장으로 승진하며 사장단에 합류했다. 빙그레의 경영기획과 마케팅을 총괄하며 사실상 국내사업을 이끄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동환 사장의 성과라고 볼 수 있는 빙그레 별도 기준 매출액은 김 사장이 임원으로 승진한 이후 꾸준한 성장을 거듭했다. 2021년 9840억원에서 지난해 1조 3124억원으로 4년 만에 33.4% 늘었다.
순조로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이익 측면에선 다르다. 빙그레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2021년 312억원에서 김 사장의 사장 승진 첫해인 2024년 1221억원까지 4배 가까이 뛰었지만, 승진 이듬해인 지난해 730억원으로 1년 만에 40.2% 급감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21년 3.2%에서 2024년 9.7%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5.6%로 4.1%포인트 주저앉았다.
수익성 악화는 매출 증가세 둔화, 원가와 인건비 상승이 종합적으로 겹치며 일어났다. 먼저 매출 성장세를 보면 2022년 10.9%, 2023년 9.5%, 2024년 5.3%, 2025년 4.3%로 4년 연속 낮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외형이 커지는 속도가 갈수록 느려지면서 비용 부담을 매출 증가로 흡수할 수 있는 여력 자체가 줄어든 셈이다.
여기에 원가 부담이 직격탄을 날렸다. 매출원가율은 2021~2022년 75% 안팎에 머물다 2023년 71.1%, 2024년 69.5%로 2년 연속 개선됐는데 지난해 다시 72.4%로 2.9%포인트 뛰었다.
특히 인건비 부담이 두드러졌다. 별도 기준 종업원 급여가 지난해 1854억원으로 전년 대비 17.2% 급증했다. 회사도 사업보고서에서 "원부자재 가격 상승 및 통상임금 범위 확대에 따른 원가 상승"을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명시했다.
더 무거운 과제는 내수 시장 자체의 정체다. 별도 기준 내수 매출은 2021년 9017억원에서 지난해 1조 1403억원으로 연평균 6% 성장했지만 같은 기간 수출은 823억원에서 1722억원으로 연평균 20.3% 늘었다. 그 결과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8.4%에서 지난해 13.1%로 4년 만에 4.7%포인트 확대됐다.
특히 빙그레의 간판 카테고리인 '가공유'가 속한 냉장품목군의 내수 매출은 2023년 5521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 5443억원, 지난해 5155억원으로 2년 연속 줄었다. 2023년 대비 6.6% 감소한 수치다. 같은 품목군 수출은 2021년 396억원에서 지난해 728억원으로 4년 만에 84% 늘며 내수 감소분을 일부 메웠다.
내수 시장에서 정체된 성장의 빈틈을 수출이 메워온 셈인데 앞으로는 이 수출 채널이 김동환 사장의 동생인 김동만 사장의 몫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김동만 사장은 지난 4월 해태아이스크림이 빙그레에 합병되는 과정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빙그레 사장단에 합류했고 이를 계기로 형제간 사업 영역 분리가 한층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체된 내수시장에서 원가와 인건비 부담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해 수익성을 방어하느냐가 김동환 사장의 다음 과제로 남는다.
이와 관련해 빙그레 관계자는 "지난해 내수 둔화로 인한 전반적인 소비 침체 및 원부자재 가격 상승,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에 따른 원가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경영 효율화와 제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실적 개선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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