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LG전자가 원가 구조 혁신과 고부가 가치 사업에 집중하며 체질 개선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생활가전과 전장, 플랫폼 등 B2B 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는 신성장 동력인 피지컬 AI를 통한 사업 구조 고도화에 나서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 중인 로봇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 내재화뿐 아니라 AI, 배터리, 디스플레이로 이어지는 로봇 수직계열화를 완성해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LG전자는 7일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잠정 매출 23조7330억원, 영업이익 1조673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 32.9% 증가한 규모다. 매출의 경우 역대 1분기 중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분기 실적을 두고 단순한 실적 반등이 아닌 체질 개선의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가전·TV 시장의 수요 둔화와 함께 희망퇴직 비용 등이 누적되며 영업손실 109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비용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이후 미국 관세 대응을 위한 생산지 이전과 수익성 개선을 위한 원가 혁신, 구독·플랫폼 등 고부가가치 사업 확대 효과가 1분기 실적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적 반등의 중심에는 주력인 생활가전(HS) 사업이 있다. 증권 업계 등에 따르면 HS사업본부에서만 최대 7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HS사업본부에서 직전 분기 영업 손실 171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큰 폭으로 수익성을 개선한 셈이다.
생활가전 사업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떠오른 구독 사업이 시장에 안착하며 매출 내 비중이 확대된 점이 호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또한 미국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멕시코 생산 비중을 확대해 프리미엄 제품의 마진율을 확보한 점도 영업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MS(TV)사업본부가 흑자로 돌아선 것도 주목된다. 증권업계 추정에 따르면 MS사업본부는 1분기 직전 분기 대비 흑자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TV 시장의 수요 둔화와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 등으로 연간 7500억원 규모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지만, 원가 구조 혁신과 희망퇴직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칩플레이션으로 인한 노트북 등 IT 제품의 원가 상승 우려도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 따르면 MS사업본부 매출 중 PC 매출은 5% 수준으로, 메모리 가격 인상의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성장 동력인 VS(전장)사업본부의 경우 수익성을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끌어 올렸다. 증권업계 추정에 따르면 VS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19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적 개선의 배경에는 수주 중심의 사업 구조가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100조원 이상의 수주 잔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비중 확대와 전기차 부품 가동률 상승이 실적 개선을 견인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특히 북미 완성차 매출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를 고려할 때 향후 전기차 부품 가동률이 예상보다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ES(공조)사업본부의 경우 중동 전쟁 등 시장의 불확실성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다만 올해 북미 빅테크 기업들과의 AI 데이터센터용 HVAC 사업 협업이 기대되고 있다.
홈로봇, 로봇 부품 등 피지컬 인공지능(AI) 사업은 올해 반등을 위한 준비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LG 대표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아 팔란티어와 스킬드AI 창업자와 회동하며 피지컬 AI 전략을 점검했다.
또한 류재철 LG전자 사장은 최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 액추에이터에 대한 자체 양산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로봇 제조사를 대상으로 한 부품 공급 사업 확대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피지컬 AI의 정점으로 꼽히는 홈로봇 '클로이드' 제품화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2027년 기술검증(POC) 단계에 돌입한 뒤 2028년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DS투자증권은 "2027년 액추에이터 사업을 시작으로 산업용과 가정용 로봇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커질 전망"이라며 "클로이드는 지불가능성을 앞세운 가격대로 출시돼 예상보다 빠르게 침투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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