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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버린, AI뿐 아니라 휴머노이드 로봇도 있어"
신지하 기자
2025.07.02 18:07:41
국회 세미나 "2030년엔 게임 끝, 해외 종속 우려도… 정부 지원 시급"
이 기사는 2025년 07월 02일 18시 0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재권 한양대 ERICA 로봇공학과 교수가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피지컬 AI 시대의 휴머노이드 로봇' 세미나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현황과 산업화 전망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신지하 기자)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분야에서도 인공지능(AI)처럼 국가형 주권, '소버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AI의 해외 종속성에 대한 위기감에는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차세대 스마트폰으로 불릴 만큼 파급력이 큰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해서는 정부의 정책·산업적 대응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재권 한양대 ERICA 로봇공학과 교수(에이로봇 최고기술책임자)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피지컬 AI 시대의 휴머노이드 로봇' 세미나에서 "소버린은 AI뿐 아니라 휴머노이드 로봇에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패권 경쟁은 2030년이면 사실상 승부가 갈릴 것"이라며 "국가적 차원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기술 주권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제2의 스마트폰'으로도 불린다. 기존 협동·배송·서빙 로봇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범용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특정 작업만 수행하는 전용 로봇과 달리 휴머노이드는 인간처럼 다양한 작업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 활용 폭이 훨씬 넓다. 특히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로 인한 인구절벽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은 심화되는 노동력 공백을 메울 해법으로 주목받는다.


미국과 중국은 이미 휴머노이드 로봇을 차세대 전략 산업으로 낙점했다. 미국은 테슬라 등 민간 주도의 대규모 펀딩을 통해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고, 중국은 정부가 주도해 2030년까지 200조원을 투입하는 계획을 세웠다. 과거 로봇 기술 흐름이 '미국–일본–한국' 순으로 이어졌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중국이 일본과 한국을 추월해 미국 다음의 로봇 기술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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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아직 초기 도입 단계다. 하지만 생성형 AI의 발전과 함께 물리 환경에서 자율 행동이 가능한 '피지컬 AI' 구현이 가시화되면서 주요국 간 기술 경쟁은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중국의 성장세가 매섭다는 평가다.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가 개발한 이족보행 로봇 'H1'은 최근 인간 무용수들과 함께 군무를 선보이는가 하면, 또 다른 모델 'G1'은 세계 최초로 열린 로봇 격투기 대회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하는 등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한 교수는 "제조업 강국인 한국은 피지컬 AI 학습에 필요한 행동 데이터를 많이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처리할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제대로 갖춘 곳도 드물고, 휴머노이드 로봇에 필요한 핵심 부품 역시 대부분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I 모델조차 외국 플랫폼을 빌려 쓰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산 부품을 계속 사용할 경우 고급 기술은 물론 그에 기반한 데이터까지 외부로 유출될 수 있어 로봇 기술 주권 확보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피지컬 AI 시대의 휴머노이드 로봇' 세미나에 참석한 허정우 레인보우로보틱스 이사, 한재권 한양대 ERICA 로봇공학과 교수,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왼쪽부터). (사진=신지하기자)

중국산 로봇 부품 의존에 대한 우려는 산업계에서도 나왔다.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는 "한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는 특히 중국과 경쟁이 치열하다"며 "과거에는 일본이나 유럽, 대만도 주요 경쟁자였지만 지금은 중국만이 유일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내부 회의에서 엔지니어들과 함께 휴머노이드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 20개를 점검했는데 단 하나를 제외하고 모두 중국산이었다"며 "조립은 우리가 하지만 부가가치는 결국 중국이 가져가는 구조"라고 했다.


허정우 레인보우로보틱스 이사도 "수천개에 달하는 로봇 부품 가운데 핵심 기술을 내재화하지 못하면 로봇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결국 중국산 부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휴머노이드 로봇을 완성품 관점이 아니라 생태계 관점에서 접근해야 기술 주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가격과 기술에서 모두 중국 부품을 쓰는 구조에선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며 "완제품 업체와 부품 업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산업 환경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 어렵다보니 정부 차원의 정책·산업적 대응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교수는 "전기차처럼 초기에는 정부가 로봇을 구매하거나 보조금을 지급해 산업 생태계를 떠받쳐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새로운 고속도로라면 그 위를 달리는 차는 로봇"이라며 "이 차가 제대로 달리려면 데이터센터 같은 인프라가 필수"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수요 창출과 인프라 구축, 두 가지 측면에서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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