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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4000억 투입 부메랑, -88% 실패한 투자 오명
이우찬 기자
2025.05.26 07:00:22
④인수 당시 2900억 투입, 지난달 1150억 추가 출자…영업 개선 사활 전망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3일 16시 5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SK그룹 지주사 SK㈜ 쪽에서 SK시그넷은 지금 시점에서 실패한 투자로 평가된다. 투자금 대비 지분가치를 봤을 때 투자 수익률 88%의 손실 구간이다. 매각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지만 사실상 -90%에 가까운 손실을 떠안고 팔아야하는 상황이라 '안파는 것'이 아닌 '못파는' 상태다. 회사를 팔 수 없어 결국 또 다시 1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한 채 이미 '좀비'가 된 SK시그넷 살리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SK는 전기차 밸류체인 확장을 위해 2021년 8월 SK시그넷을 품에 안았다. 리오인베스트먼트 보유 지분 162만87주를 810억원에 인수하는 동시에 SK시그넷이 신규 발행한 전환우선주(CPS) 592만주를 2122억원에 사들이며 최대주주가 됐다. 인수 자금으로만 3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투입한 셈이다. 


SK시그넷은 SK 지원 속에 글로벌 사업 확장에 속도를 냈다. 200억원가량을 투입해 2023년 미국에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텍사스에 연간 1만기 생산 캐파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기업은 SK시그넷이 유일하다. 같은 해 부천에 경기 R&D 센터도 열었다. 투자 확대에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급속충전기 파워 모듈 불량으로 2023년부터 외형이 축소되며 어려움을 겪었다.

 

공격적인 투자 확대 속에 잉여현금흐름은 대규모 순유출을 기록했다. 잉여현금흐름은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에서 설비투자(CAPEX)와 배당금 지급액 등을 차감한 금액이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흐름이 줄어들고 설비투자만 늘어나 현금흐름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SK시그넷의 2022년 잉여현금흐름은 -730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1550억원으로 유출 규모가 불어났고 지난해에는 -794억원을 기록했다. 본업으로 마이너스 현금흐름을 기록한 데 이어 설비투자까지 더해지면서 잉여현금흐름 순유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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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업 SK는 SK시그넷이 지난해 말 기준 마이너스 자본총계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면서 구원투수로 나섰다. SK는 지난달 1500억원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중 채무-자본 상계 처리를 제외하고 SK가 출자한 금액은 1150억원이다.


2021년 8월 인수 대금을 비롯해 최근 유증 대금 납입까지 더하면 SK는 총 4082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21일 시가총액 기준 SK가 보유한 지분 가치는 500억원이다. 지금 매각한다고 가정하고 투자 수익률로 치면 -88%다.


SK가 1000억원 이상의 실탄을 지원하고 매각설을 부인한 만큼 SK시그넷 쪽에 도약을 위한 기회를 부여한 것으로도 읽힌다. 하지만 IB업계에서는 지금 상태에서 회사를 매각할 경우 막대한 손실이 나는 만큼 최대한 손실을 줄이고 원금이라도 회수하기 위해 자금 지원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SK가 매각을 검토하지 않고 SK시그넷의 생산 안정화, 영업활동 개선에 집중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IB 관계자는 "충전기 제조업의 경우 AS 손실만 크게 발생하지 않으면 이익이 나는 사업이다"며 "SK시그넷에서 급속충전기 파워 모듈 품질 불량이 일부 해소돼 손실이 과거보다 줄어든다고 판단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SK시그넷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올해 초 경영진을 교체하기도 했다. 김종우 신임 대표는 반도체·첨단 소재 분야에서 쌓은 경험으로 기술 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다만 김 대표가 전기차 충전분야의 전문성 보다는 SK엔펄스, SKC , SK홀딩스 등 SK핵심 계열사를 돌며 위기 관리와 경영 효율화에 힘쓴 만큼 기술보다는 재무나 실적에만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인력 감축, 비용 절감을 통한 재무 개선으로 수익성을 높여 회사를 빠르게 매각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SK는 김 대표가 SK시그넷의 시장 경쟁력 제고, 글로벌 사업 확장을 이끌길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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