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뉴스 랭킹 이슈 오피니언 포럼
산업 속보창
Site Map
기간 설정
KB금융지주(4/4)
행정-현장 '괴리'…고질적 납품 지연 문제 '대두'
이세정 기자
2025.05.19 08:31:10
②형식승인제도 이후 제작기간 증가, 매년 반복…지체상금 제작사 몫, 경영난↑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6일 07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고속열차 시장에 5조원 규모의 큰 장이 선다. 2004년 4월 첫 운행을 시작한 KTX의 교체 연한이 도래하고 있어서다. 그동안 국내 고속열차 시장을 현대로템이 독점해 왔지만,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일반 철도차량이나 전동차 제조에 주력하던 중견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파악돼서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철도차량 업체들이 고질적인 납품 지연 이슈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 해외 수출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딜사이트는 국내 철도차량 시장의 현황과 문제점 등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KTX-청룡. (제공=코레일)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국내 철도업계가 최소 5조원 규모의 고속열차(KTX) 교체 사업에 대해 '기대 반 걱정 반'이라는 양가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일시적으로 수주 물량이 늘어나는 만큼 매출 성장에는 기여하겠지만, 제도적 허점 탓에 수익성이 되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 KTX 교체 사업, '독식' 현대로템 외 경쟁 체제 전환 가능성


16일 철도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1세대 KTX의 교체 연한에 맞춰 이르면 내년부터 사업을 발주할 계획이다. 2003년 도입된 KTX-1의 수명이 오는 2033~2034년까지인 만큼 최소 7년 전부터는 설계 적합성 검사를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KTX 시장은 현대로템이 독식하는 구조다. 애초 KTX 개발 단계부터 현대로템이 참여해 온 데다, 오랜 기간 기술력을 쌓아온 만큼 압도적인 경쟁 우위를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코레일이 깐깐한 입찰 조건을 들이대면서 현대로템만이 기준을 충족시켰다는 점도 있다. 세부적으로 국내에서 고속열차를 제작·납품한 실적이 있어야만 제안서 접수가 가능했다.

관련기사 more
우진산전, '부산철도산업전'서 기술력 뽐낸다 철도산업 발전 가로막는 규제 대못

하지만 철도업계에서는 20여년 만에 신규 KTX 사업자가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코레일이 차세대 고속철을 발주하면서 자격 조건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전동차 제조사인 우진산전은 2023년 스페인 철도사 '탈고'와 손잡고 에스알(SR) 수주전에 참가했다. 고속철 제작 경험은 없지만, 탈고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요건을 맞춘 것이다. 하지만 우진산전이 컨소시엄이 아닌, 핵심 부품 납품으로 변경하면서 결과적으로 최종 낙찰자로는 현대로템이 선정됐었다.


현대로템이 KTX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굳히면서 파생된 문제점이 적지 않았다는 점도 짚고 넘어갈 부분이다. 현대로템이 단독 입찰에 나서면서 가격 인상을 주도했고, 저품질 이슈까지 불거진 것이다. KTX가 세대를 거듭할수록 기술적 발전을 이룬 만큼 단가가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코레일 재무구조가 악화된 만큼 단가 협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철도업계는 코레일이 이번 KTX 교체 사업에서도 입찰 문턱을 낮출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 형식승인제도, 2014년 도입…절차 복잡, 최소 1년은 제작 지연


문제는 대규모 일감을 수주하고 난 다음이다. 철도안전법이 강화되면서 국내 철도업계가 만성적인 납품 지연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예컨대 2014년 이전에는 철도용품 및 철도차량을 제작하기 위해 설계 승인→초도제작, 검사, 시운전→양산' 총 3단계만 거치면 됐다. 하지만 2014년 이후 '설계 적합성 검사→초도제작→형식승인→제작자 승인→양산제작→완성검사→납품' 총 8단계로 변경됐다.


KTX-산천 북한강철교. (제공=코레일)

형식승인제도가 도입된 주된 배경에는 현대로템이 제작한 KTX의 장애가 자리 잡고 있다. 2010년 11월 경부고속철도 2단계 개통에 따라 도입된 KTX-산천(KTX-2)가 잦은 고장과 결함이 발생하면서 안전성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기계 결함으로 갑자기 멈춰서는 것은 물론 탈선과 출력 저하 등 첫 운행 이후 1년간 41차례의 자체 고장이 발생했다. 코레일 자체 조사 결과 KTX-산천은 설계와 제작 단계에서부터 결함이 전체의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감사원이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에 고속철도차량 제작검사기관이 제작검사 차량의 설계·제작 기술 수준을 엄중하게 철저하게 관리하라고 주문했고, 형식승인제도를 도입해 '밀착관리'에 나서게 됐다.


형식승인제도는 철도차량 사고를 획기적으로 감소시켰다. 한국교통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차량 요인으로 발생한 철도 사고는 2013년 189건에 달했지만, 형식승인제도가 도입된 2014년 158건으로 줄었다. 이어 2018년에는 113건으로 무려 4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작 결함의 경우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22건 이상이었으나, 2014년부터 2018년까지는 10건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하지만 부정적인 요인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형식승인제도 도입 이후 철도차량 제작 기간이 평균 12~15개월 증가했다는 이유에서다. 철도차량 제작사 뿐 아니라 부품사까지 해당 제도를 따라야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일부 단계의 중복성과 비용 부담 증가 등 부가적인 이슈들도 발생했다.


◆ 일반 열차 더욱 빈번, 모든 책임은 제조사…기간 연장 필요성


눈길을 끄는 부분은 철도차량 납품 지연이 비단 KTX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형식승인제도 도입 이후 국내 철도노선 신설과 노후 열차 대체를 위한 교체용 철도 도입이 1~2년씩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어서다. 구조적으로는 철도차량 형식승인을 담당하는 기관이 한국철도기술연구원 1곳 밖에 없어 장기간 병목 현상에 빠졌다. 일각에서는 발주 차량의 제작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수용되지 않고 있다.


납품 이슈는 정치권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사안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코레일 국정감사 당시 납품 지연 문제가 거론됐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코레일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무궁화호를 대체하기 위해 발주한 ITX-마음(EMU-150)의 납기가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 결과 노후 차량이 지속 운영되면서 사고 위험에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설상가상 형식승인제도 도입에 따른 납품 지연이 업체들의 경영난을 가중시키는 모습이다. 통상 승인기관과 발주처간의 이견이 발생하거나, 담당자의 주관적인 판단 아래 승인 절차가 지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납품 지연에 따른 비용은 제작사가 부담할 수밖에 없다. 지체상금은 계약(납기일) 위반에 따른 법적 책임을 따지는 것이다.


철도 관련 부품을 납품하는 A사 관계자는 "형식승인제도 도입 이후 행정적 절차가 늦어지면서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다"며 "제작기간 장기화와 예측 불가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실질적인 기간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B사 관계자 역시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8단계 중 한 단계에서라도 지체가 발생하면 이후 단계부터 연쇄적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고충이 크다"며 "교체 수요가 쏟아지면 납기 지연 문제가 더욱 가중될 수 있고, 궁극적으로 국민의 이동권과 철도 안전성을 위협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LG유플러스
lock_clock곧 무료로 풀릴 기사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more
딜사이트 회원전용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
Show moreexpand_more
딜사이트 무료 회원제 서비스 개시
Infographic News
메자닌 대표주관 순위 추이 (월 누적)
Issue Today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