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6·3 대선에서 당선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빅3' 후보(이재명·김문수·이준석)가 경제 살리기를 전면에 내세우며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계엄 사태로 인해 피로도가 쌓인 진영 논리는 뒤로 물러두고 민생 챙기기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정책공약'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경제 강국을 만들겠다'를 1호로 내세웠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기업 하기 좋은 나라 일자리 창출'을,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대통령 힘 빼고 일 잘하는 정부'를 첫 번째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재명 후보는 AI(인공지능) 등 신사업 집중육성을 통해 새로운 성장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AI 투자 100조원 시대를 열고, 국가 AI 데이터 집적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고성능 GPU를 최소 5만개 확보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을 세계 3대 AI 강국 반열에 올리겠다는 포부다. 이외에도 AI 국가인재 양성과 관련 규제를 합리화 하는 데도 힘쓴다.

방산업을 반도체, 이차전지, 미래 자동차 등과 함께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 먹거리로 보고 집중 육성한다. 이를 위해 방산 수출 컨트롤타워를 신선하고 대통령이 주관하다는 '방산수출 진흥전략회의'를 정례화할 예정이다. 방산 수출 기업의 R&D(연구개발) 투자세액을 감연해 두고 수출지원 제도도 손본다. 아울러 방산과 관련된 글로벌 MRO(유지·보수·운영)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정책도 편다.

K-반도체 위상을 높이기 위한 대대적인 지원에도 나선다. 국내에서 생산되고 판매되는 반도체에 대해 생산비용의 10%를 세액공제 해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해외에 마련해 둔 반도체 공장을 국내로 복귀(리쇼어링)시켜도 세제지원을 해 줄 예정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속 추진하기 위한 국비도 조기 집행한다. 이외에도 ▲미래교통수단인 K-UAM(도심항공교통) 육성 ▲전남 고흥 발사체 육성 ▲K-공항 모델 수출 지원 등도 공약에 포함됐다.

김문수 후보는 '자유 주도 성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내세우며 법인세와 상속세 최고세율을 낮춘다는 구상이다. 또 취임 즉시 한미정상회담을 개최해 관세 패키지 협상을 추진한다. 대통령 주재 아래 해외투자자 대상 IR(기업설명회)도 열어 투자 유치에도 나선다.

이 후보와 마찬가지로 AI 정책도 다수 내놨다. 글로벌 초고속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관련 규제도 글로벌 수준에 맞게 조정한다. 또 원전 비중을 확대해 AI 시대 전력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침체에 빠진 자영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정책도 편다. 소상공인 전문은행을 설립해 흩어진 서민금융기능을 통합한다. 상가임대차 보호대상을 확대하고, 관리비 투명화 시스템을 구축해 임대차 분쟁을 예방한다는 계획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경제 살리기와 맥이 닿아있는 일 잘하는 대통령을 표방하고 나섰다.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촉진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키고,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를 해소한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법인세 자치권도 내세 워 눈길을 끈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내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법인지방소득세를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한다는 게 골자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일련의 계엄 정국을 겪으면서 국민들의 이념 피로도가 극한에 달한 상태인 만큼 특정 진영의 편을 드는 전략 보다는 기업과 민생 모두를 챙기는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해 중도층을 끌어들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