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현대글로비스의 핵심 비즈니스인 CKD(반조립제품) 매출 규모가 올해 12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거래처인 현대차‧기아의 새로운 해외 전진기지가 될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본격적인 가동에 돌입하면서 부품 수주물량 증가가 예상된다는 점에서다. 지난 5년(2020년~2024년)간 현대차‧기아의 해외 생산량이 늘면서 현대글로비스의 CKD 매출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실현했다는 점이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 4년에 걸쳐 미국에 총 210억달러(약 31조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86억달러(약 13조원)가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EV 전초기지가 될 HMGMA 증설과 기존 공장(현대차 앨라바마‧기아 조지아) 설비 현대화에 투입된다.

이를 통해 현재 30만대 수준인 HMGMA의 연간 CAPA(생산능력)를 50만대로 늘린다. HMGMA가 증설되면 현대차그룹은 앨라배마 공장(33만8000대)과 조지아 공장(34만대)을 합쳐 미국에서 연간 120만대의 CAPA를 확보하게 된다.

미국에서 완성차 생산량이 증가하면 이를 제조하기 위해 필요한 부품 수요도 증가한다. 때문에 해외 완성차 공장에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현대글로비스의 CKD(반조립부품) 부문이 후광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대글로비스는 CKD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의 관건이 되는 원스톱 서비스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발주처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부품을 집하시켜 포장한 뒤 이를 해상과 항공으로 운송한다. 그리고 미국 등 현지에서 운영하는 통합물류센터에 부품을 보관한다. 현대글로비스가 CKD 물류에서 JIT(적기 공급)와 JIS(직서열 공급)를 원활히 할 수 있는 배경이다.

국내 3개 권역(아산‧호남‧울산)에서 미국을 포함한 해외 17개 공장에 차부품을 수송한다. 국내발(發) 공급능력은 5만7683FEU(40피트 컨테이너) 수준이다. 또한 중고차 수출 등과 함께 유통부문에 포함되는 CKD는 현대글로비스 전체 매출의 40%를 책임지는 캐시카우를 맡고 있다.

눈여겨 볼 부분은 최근 5년간(2020년~2024년) 주거래처인 현대차‧기아의 해외 생산대수(중국 제외)가 증가하면서 현대글로비스의 CKD 매출이 동반 상승했다는 점이다. 지난 2020년까지만 해도 254만대 수준이던 현대차‧기아의 해외 생산량은 지난해 338만대로 33%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2020년 254만대 ▲2021년 298만대 ▲2022년 327만대 ▲2023년 338만대 ▲2024년 338만대다. 

같은 기간 현대글로비스 CDK 매출액은 ▲2020년 6조5149억원 ▲2021년 8조9404억원 ▲2022년 10조4569억원 ▲2023년 10조4571억원 ▲2024년 11조4285억원으로 75% 성장했다.

증권가 등에서는 HMGMA가 본격 가동에 돌입한 만큼 현대글로비스의 CKD 매출액이 올해 1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현대글로비스의 CKD 실적이 완성차해외 생산물량과 정비례한다는 점을 근거로 삼아 올해 컨센서스로 12조4430억원을 제시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회사의 주력 분야인 CKD에서 수익성을 도모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