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지난해 자회사 지분을 매각하면서 지난해 순이익 증가세를 보였다. 실질적 수익지표인 영업수익과 영업이익도 ETF(상장지수펀드) 사업 확대를 기반으로 호조를 나타냈다.  

17일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별도기준 순이익 87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170.5%(554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이 순이익 규모는 국내 자산운용사를 통틀어 네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이 같은 순이익 증가는 영업외수익 덕분이다. 같은 기간 영업외수익은 121억원에서 644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외수익은 순이익 산정에 들어가는 항목으로 보유자산 매각차익이나 관계기업 실적 등이 포함되는 항목이다.

영업외수익의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지분법적용투자주식처분이익은 540억원으로 전체 영업외수익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지분법적용투자주식처분이익은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직접 혹은 펀드 등을 통해 보유한 지분의 매각차익을 가리킨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지난해 3월 자회사였던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지분 100%를 한국투자금융지주에 매각한 점이 반영된 실적"이라며 "이 매각에 따른 지분법적용투자주식처분이익은 약 524억원"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은 2022년 한국투자신탁운용 실물 대체투자부문이 분사된 곳이다. 본래 지배구조 체제는 한국투자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한국투자신탁운용-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었다. 그러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증손회사를 자회사로 편입해 지분 거래가 이뤄졌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실질적 사업 성적 지표인 영업수익과 영업이익도 비교적 좋게 나왔다. 영업수익은 1289억원으로 전년대비 16.1%(179억원), 영업이익은 393억원으로 28.8%(88억원) 각각 증가했다.

영업수익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자산운용사 핵심 사업인 펀드 및 투자일임 수수료수익은 1210억원으로 전년대비 13.8%(147억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전체 운용자산(AUM)이 54조6938억원에서 70조292억원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눈에 띄는 것은 ETF 성과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2024년 운용자산 증가 규모 15조3354억원에서 ETF 비중은 47%(7조2077억원)에 이른다. ETF 운용보수는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운용자산이 워낙 많이 늘어서 전체 수수료수익 증가에도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AI(인공지능)와 커버드콜 등 투자자의 관심을 끈 테마형 ETF를 다수 선보였다. 커버드콜은 주식을 매수하면서 그 주식의 콜옵션(미리 정한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하는 전략을 말한다. 

'ACE 미국빅테크TOP7PLUS레버리지(합성)' ETF는 지난해 수익률 197%로 국내 ETF를 통틀어 1위에 올랐다. ACE 커버드콜 ETF 3종도 상품 출시 1년여 만인 올해 3월 기준으로 전체 순자산총액 3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해도 ETF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퇴직연금과 관련해 성장 중인 TDF(타깃데이트펀드) 전략을 적용한 'ACE TDF' ETF 3종을 신규 상장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TDF는 투자시장 대세가 될 것"이라며 "장기 투자에 최적화된 필수 포트폴리오 구성 요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