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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산된 반도체 중고 장비부품 시장, 하나로 묶을 것"
신지하 기자
2025.03.13 07:00:26
김정웅 서플러스글로벌 대표 "세미마켓, 2030년 3000억 규모"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2일 17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정웅 서플러스글로벌 대표가 지난 11일 본사 사옥에서 딜사이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지하기자)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반도체 레거시 장비와 부품 시장은 상당히 비효율적이다. 장비를 지속적으로 운용하려면 안정적인 부품 공급망과 유지보수 시스템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시장은 극도로 분산돼 있어 필요한 부품을 제때 확보하기 어렵고, 수리·리퍼비시 서비스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 경기도 용인시 서플러스글로벌 본사에서 만난 김정웅 대표는 "반도체 부품을 파는 사람들은 재고를 쌓아놓고도 어떻게 팔아야 할지 모르고, 사는 사람들은 필요한 부품을 구하지 못해 설비 가동이 멈추는 상황이 반복된다"며 반도체 중고 장비·부품 거래 플랫폼 '세미마켓' 구축을 추진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장비 제조사들이 EOL(End of Life·단종)을 선언하며 부품 공급을 중단하는 일이 잦다. 김 대표는 "EOL이 선언되면 해당 장비는 더 이상 쓸 수 없게 되는데 여전히 이를 사용하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필요한 부품을 제때 확보하지 못해 실제로 생산라인이 중단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반도체 장비 제조사들이 선단 공정 개발에 집중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분석이다. 그는 "글로벌 주요 5대 장비 업체들이 첨단 공정에 집중하면서 구형 장비에 대한 지원을 줄이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반도체 제조사와 파운드리 업체들은 이를 필요로 한다"며 "특히 오래된 장비를 운영하는 기업들은 부품 수급이 어려워지고 대체 부품을 찾는 일도 쉽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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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미마켓에 인공지능(AI)·데이터·공급망관리(SCM) 역량을 접목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고 장비 거래는 기존에도 있었지만 파편화돼 있고 체계적이지 않았다"며 "세미마켓은 AI 기반의 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부품 재고를 추적하고, 수요 예측을 통해 필요한 부품을 미리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한 중고 장비 거래를 넘어 테스트베드 및 품질 보증 시스템까지 갖춘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세미마켓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이다. 온라인(세미마켓닷컴)은 주로 부품과 장비의 실시간 거래를, 오프라인에서는 제품 보관과 전시, 장비 해체를 통한 부품 재활용, 리퍼비시 서비스 등이 진행된다. 현재 본사로 사용 중인 A동에는 반도체 중고 장비·부품 창고와 클린룸이 마련돼 있으며, 인근에 조성 중인 B동(세미마켓 파츠몰)은 내년 5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B동 완공 직후 C동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며, 장기적으로는 G동까지 확장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오는 12월 세미마켓의 정식 출범을 앞둔 A동은 현재 장비·부품 보관실과 클린룸, 입주 기업들로 여유 공간이 부족한 상태다. B동도 부품 보관과 전시부터 장비 해체 및 리퍼비시 작업을 위한 시설로 활용될 예정이라 완공과 동시에 공간이 빠르게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B동이 완공되면 곧바로 추가 시설이 필요할 것"이라며 "C동 건설을 위한 논의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C동 규모는 B동과 유사한 크기"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D, E, F, G동까지 추가로 조성해 반도체 장비·부품 생태계의 범위를 더욱 넓히겠다는 큰 그림도 그리고 있었다. 그는 "G동까지 확장한 후 은퇴하겠다고 했더니 주변에서 '당신이 말한 G가 XY 다음의 Z가 되는 것 아니냐'는 농담을 하더라"며 웃음을 보였다.


서플러스글로벌 본사 전경. (사진=신지하기자)

김 대표는 세미마켓의 거래 규모가 2027년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세미마켓을 통한 거래만으로도 2027년에는 10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장 수요가 충분한 만큼 플랫폼이 안정화할 2030년에는 3000억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수치는 목표치라기보다는 시장 성장과 플랫폼 확산 속도를 고려한 예상치"라고 부연했다.


다만 미·중 갈등과 수출 규제는 세미마켓의 성장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정부가 첨단 반도체 장비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하면서 중고 장비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현재까지는 직접적인 영향이 크지 않지만 향후 규제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고자산 증가에 따른 재무 부담도 풀어야 할 과제다. 2020년 815억원이었던 재고자산 규모는 반도체 호황기인 2021년 1028억원을 기록, 1000억원대를 넘어섰다. 이후 2022년 1155억원, 2023년 1366억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 3분기까지 1876억원까지 확대됐다. 최근 4년 새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보유 재고가 증가하면 보관 비용이 커지고, 회계 기준상 재고평가손실충당금이 과도하게 반영될 위험도 따른다.


김 대표는 "중고 장비 거래업체의 재고는 사업의 핵심 자산이지만 회계 기준상 제조업과 동일한 방식으로 평가되면서 가치 하락 위험이 과대 반영된다"며 "이로 인해 재고평가손실충당금이 과도하게 설정되고, 실제 수익성과 무관하게 장부상 이익은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판매하는 장비의 대다수가 이익을 내고 있다"며 "충당금 반영과 경기 침체 영향이 겹치면서 실적이 실제보다 더 저조하게 보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투자를 지속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다운턴 때마다 공격적으로 투자해왔고, 그 결과 회사가 한 단계씩 성장해왔다"며 "이번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고 장비 업사이클링과 세미마켓 구축을 위한 IT 인프라 확충 등에 연간 100억원 이상을 투입하고 있으며, 이는 시장이 회복될 때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투자 부담과 충당금 반영으로 인해 실적이 낮아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과정"이라며 "시장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이를 구체적인 성과로 입증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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