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티엑스알로보틱스가 물류센터 공급 과잉에 따른 시장의 우려를 정면 돌파키로 했다. IPO 흥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주요 고객사인 쿠팡이 풀필먼트센터 확장을 계속하는 만큼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동시에 로봇자동화기업 로탈을 인수하며 진행 중인 사업 및 매출처 다각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티엑스알로보틱스는 최근 한국거래소가 요청한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며 IPO 일정을 변경했다. 이날 시작할 예정이었던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오는 26일로 미뤘다. 수요예측 일정 연기로 일반 청약 시작일도 3월10일로 변경했다.

희망공모가액(1만1500~1만3500원)은 기존과 동일하다. 공모가액 하단 기준 공모자금은 354억원이다. NH투자증권이 대표주관을, 신한투자증권이 공동주관사로 나섰다. 티엑스알로보틱스와 같은 유진그룹 계열사인 유진투자증권이 인수회사로 참여했다.

한국거래소가 티엑스알로보틱스에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한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티엑스알로보틱스가 정정한 신고서 내용으로 미뤄보아 물류센터 공급 과잉 등 어두운 시장 상황에 대해 구체적 대응전략을 주문한 것으로 추정된다.

티엑스알로보틱스는 정정신고서를 통해 국내 물류센터 공급 과잉을 인정했다. 글로벌 부동산 자문회사 컬리어스가 지난해 12월 발행한 보고서를 인용하며 "2024년 전자상거래 성장률 하락 및 물류센터 초과공급으로 인한 공실률 상승으로 물류센터 투자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활동이 위축됐다"며 "하지만 기존 물류센터 개발계획의 취소와 신규 인허가 축소로 2025년부터 물류센터 공급 물량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쿠팡의 꾸준한 투자 확대 역시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쿠팡은 지난해 인천 석남 혁신 물류센터를 임차하는 등 풀필먼트센터 확장을 계속하고 있다. 올해부터 2년에 걸쳐 2조4000억원의 추가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쿠팡은 티엑스알로보틱스 물류자동화사업부문 매출액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핵심 매출처다. 지난해 3분기 말 물류사업부문이 기록한 매출액 276억원 중 94.6%를 쿠팡이 책임졌다. 쿠팡의 경쟁사인 대한통운도 실적과 재무안정성을 개선하며 물류센터 추가 투자가 예상되는 상황이기에 매출처 다각화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티엑스알로보틱스 관계자는 "물류센터의 주요 수요자인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률 폭이 감소하고 있지만 제3자물류(3PL) 사업자와 함께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며 "물류센터 운영자들이 비용절감과 효율적인 물류처리가 가능한 자동화 물류센터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티엑스알로보틱스는 지난해 로탈을 흡수합병하는 등 로봇 자동화 사업 확대도 추진 중이다. 로봇자동화사업부문의 매출액은 2022년 37억원, 매출 비중 14.2%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 137억원, 매출 비중 33.2%로 확대했다. 현재 에코프로에이치엔이 로봇자동화사업부문 매출액(137억원)의 90.3%를 차지하고 있으나 삼성전자, LG이노텍 등 주요 대기업에도 납품을 진행 중이다.

티엑스알로보틱스가 이번 IPO로 조달하는 공모자금 354억원은 물류자동화 생산시설 확충, 신사업 진출과 해외시장 확대, 타 로보틱스기업 인수합병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티엑스알로보틱스 관계자는 "수출 비중은 해외 시장 인지도 상승에 따라 지난해 3분기 0.5%에서 2026년 10% 이상 확대될 것"이라며 "앞으로 해외시장에서의 성장을 티엑스알로보틱스의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