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LG에너지솔루션(AA0)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3조원이 훌쩍 넘는 주문을 받아 흥행을 기록했다. 이번 수요예측이 회사채 시장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으로 여겨졌던 만큼 시장에는 긍정적인 소식이 될 전망이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8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그 결과 총 3조745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2년물 1500억원 모집에는 총 1조3450억원의 주문이 3년물 AA0급 등급민평 대비 -15bp 가산한 수준에 들어왔다. 3년물 4000억원 목표액에는 등급민평 수준에 맞춰 1조5700억원의 유효수요를 확보했다. 2000억원을 목표로 한 5년물 회사채에는 등급민평 대비 -10bp 가산한 수준에 참여가 모였다. 7년물 500억원 목표액에는 등급민평 대비 -5bp 가산한 수준에서 700억원의 유효수요를 확보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수요예측은 시장 역대 최대 규모의 회사채 발행까지 염두에 뒀던 만큼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초 2조원까지도 발행 규모를 고려했지만 시장 분위기를 인식해 1조 6000억원까지 최대 발행규모를 줄이기도 했다. 여기에 SK온도 LG에너지솔루션의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회사채 발행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에는 주관사의 역할도 돋보였다. 일반적으로 AA급 이상 우량 발행사는 '개별 민평'을 기준으로 회사채 밴드를 제시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희망금리밴드를 등급 민평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시장 친화적인 접근으로 시장의 참여를 이끌고, 최대한 큰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번 회사채 발행 대표주관사는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5개사다. 인수단으로는 미래에셋증권, 한화투자증권, 키움증권, DB금융투자가 참여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순발행 기조를 이어간다. 2023년에 시장에 데뷔한 '뉴이슈어'로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는 1250억원에 불과하다. 지난 2023년에 발행한 2년물 회사채의 만기가 6월에 도래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4조원 이상의 회사채 잔액을 보유하고 차후 순차적으로 롤오버(만기 연장)하는 구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수요예측이 흥행리에 마무리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1조 6000억원까지 발행규모를 증액을 검토 중이다. 확보된 자금은 기존에 진행 중인 대규모 글로벌 생산시설(Capex) 투자에 적극 사용할 계획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캐나다 온타리오 스텔란티스 합작공장, 미국 오하이오 혼다 합작공장, 미국 조지아 현대차그룹 합작공장 등 북미에서만 5개의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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