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가 한국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최근 한국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이달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 중저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갤럭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만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 우려와 제한적인 애프터서비스(A/S) 체계는 삼성전자의 견고한 입지를 흔들기에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서울에 자체 오프라인 매장인 '미스토어' 1호점 부지를 물색 중이다. 유동 인구가 풍부한 지역을 중심으로 매장 위치를 검토하고 있다. 미스토어는 스마트폰, 로봇청소기 등 자사의 다양한 제품군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될 전망이다.

지난해 9월 샤오미는 자본금 4억8000만원으로 한국법인인 샤오미테크놀로지코리아를 설립했다. 사업 목적에는 휴대폰과 태블릿, 대형가전, 청소가전, 생활가전 등과 함께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등에 대한 수입 및 도소매업을 기재했다. 직원 규모는 20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샤오미가 내세우는 핵심 전략은 가성비다. 플래그십폰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입지가 확고해, 우선 중저가폰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전자와 애플의 점유율은 각각 80%와 19%를 기록했으며, 샤오미를 포함한 외산 업체는 1%에 불과했다.

실제로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이후 샤오미가 선보인 스마트폰들은 가성비 전략을 명확히 드러낸다. 지난 15일 출시된 '샤오미 14T(12GB·256GB)'는 출고가 59만9800원으로, 22일 공개된 '샤오미 레드미 노트 14 프로(8GB·256GB)'는 39만9300원으로 각각 책정됐다.

샤오미가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삼성전자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흔들지 주목된다. 특히 샤오미의 가성비 전략은 삼성전자의 대표 보급형 라인업인 '갤럭시 A' 시리즈(30만~60만 원)와의 직접적인 경쟁 구도를 형성, 중저가폰 시장에서 치열한 점유율 싸움이 예상된다.

다만 아직까지는 샤오미가 삼성전자를 크게 위협할 수준이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갤럭시에 대한 국내 고객의 높은 충성도와 기기 성능·편리성, 샤오미 등 중국산 제품을 향한 보안 우려 등이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애프터서비스(A/S) 인프라는 샤오미가 삼성전자를 따라잡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전국 173곳에 A/S 센터를 구축한 반면, 샤오미는 14개의 수리 센터와 24개의 방문 설치 서비스 센터만을 갖췄다.

삼성전자는 국내보다는 인도,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중저가폰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중저가폰 비중은 70~80%에 달하며,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보다 연간 점유율에서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핵심 원동력으로 꼽힌다.

샤오미의 가성비 공세에 대응해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새로운 중저가 스마트폰 출시를 늘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보다는 플래그십폰에 적용된 인공지능(AI) 기능을 중저가폰으로 확대하고, 구독 서비스 등을 통해 소비자 경험을 차별화하는 전략에 집중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