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심두보 기자] 미국의 한 자산운용사가 고액 자산가들의 세금 이연 작업을 도울 수 있는 ETF을 준비하고 있다.

힐 인베스트먼트 그룹은 자신들의 첫 ETF인 롱뷰 어드밴티지 ETF(Longview Advantage ETF) 출시를 앞두고 있다. 출시 시기는 2월이며, 티커는 EBI다.

힐 인베스트먼트 그룹은 미국 미주리 주 세이트루이스에 본사를 둔 투자 자문사(RIA, Registered Investment Advisor)로, 약 11억 달러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장기적인 투자 철학과 학문적 연구 기반의 투자 전략을 강조하며, 고객의 재무 목표 달성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힐 인베스트먼트는 특별한 자금 조달 방식을 활용해 EBI의 자금을 모으고 있다. ETF 출시 전 초기 자금을 모으기 위해 자산가들의 자산을 ETF로 재배치하는 것이다. 가치가 상승한 자산을 보유한 자산가들은 이를 현금화하는 대신 ETF 주식으로 바꿈으로써 세금 이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여기서 활용되는 게 351 전환(Section 351 Exchange)이다. 미국 국세청(IRS) 세법의 제351조를 활용한 세제 혜택으로, 기업 또는 펀드에 자산(주식, 증권 등)을 양도하는 과정에서 세금 부과를 연기할 수 있도록 설계된 메커니즘이다.

투자자가 자신이 보유한 자산을 다른 주체(기업, ETF 등)에 양도할 때, 자산 가치가 증가하여 이익이 발생하더라도 즉시 자본이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대신, 자산을 새로운 주식(또는 증권)으로 전환한 후, 나중에 이를 매도할 때 세금을 내게 된다. 즉, 그만큼 세금을 늦게 내도 되는 것이다.

2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힐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매트 홀 공동 창업자는 "개별 증권이나 ETF에서 큰 수익을 거뒀지만, 세금 부담 때문에 쉽게 매도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있다"면서 "세금을 연기하는 구조의 ETF는 우리가 특정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재무 전략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BI는 어떤 ETF일까?

EBI는 러셀 3000 지수를 기반으로 투자한다. 러셀 3000은 미국 주식 시장에 상장된 상위 3000개 기업이며, 이들 기업은 미국 증시의 98%를 반영한다. 사실상 미국 전체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

EBI는 러셀 3000에 속한 기업들 가운데 비교적 낮은 밸류에이션, 그리고 높은 수익성을 보이는 기업에 집중한다. 또 가치 스프레드가 넓어질 때 가치주의 비중을 늘린다. 여기서 가치 스프레드란 가치주와 성장주 간의 밸류에이션 차이를 의미한다.

EBI의 투자 전략은 패시브와 액티브를 혼합한 '패시브-어그레시브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러셀 3000을 기본 벤치마크로 사용하면서 특정 시점에 가치주에 비중을 더 두거나 높은 수익성의 기업을 선별적으로 추가하기 때문.

EBI의 데이터 기반 투자의 뒤에는 매트 젠츠 펀드 매니저가 있다. 다이멘셔널 펀드 어드바이저스 출신의 매니저인 그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투자 결정을 내린다. 다이멘셔널 펀드 어드바이저스는 금융학 및 경제학의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투자 전략을 설계하는 운용사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