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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비비테크, 로봇 감속기 국산화 선도
민승기 기자
2025.02.04 07:00:19
연내 국내 로봇기업 2곳 공급 기대…감속기 생산능력 확대
이 기사는 2025년 01월 30일 07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로봇이 일상생활과 각종 산업현장에서 존재감을 나타내면서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수많은 기업이 로봇산업에 속속 뛰어들었고, 삼성, LG전자 등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들도 경쟁에 합류했다. 그동안은 로봇의 '브레인' 역할을 맡은 AI 개발에 관심이 집중됐다면 올해는 AI를 구현하기 위한 하드웨어인 로보틱스(로봇공학)로 시선이 옮겨가는 모습이다. 이에 딜사이트에서는 국내 로봇기업들의 현황과 미래 사업 전략을 살펴봤다.[편집자주]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에스비비테크'가 일본과 중국이 주도하던 로봇 감속기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K-로봇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올해 국내 로봇기업 2곳과 협업을 앞두고 있어 향후 공급처 확대도 기대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에스비비테크는 최근 국내 로봇기업 2곳에 감속기 샘플을 납품했으며, 상반기 중 최종 공급여부가 결정된다. 감속기는 단순히 모터의 출력만으로 정확한 제어가 어려운 로봇을 감속시켜 정밀한 동작을 수행토록 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보다 정교하고 다원화된 로봇의 움직임을 구현하는 일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감속기 시장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과거 일본 하모닉 드라이드 시스템스(HDS)의 하모닉 감속기가 시장을 독점했지만, 2010년께 특허가 풀리면서 일본, 중국, 한국 기업들이 제조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에스비비테크가 로봇용 감속기 분야 선두두자로 자리매김했다. 세라믹 볼 베어링 사업으로 출발한 에스비비테크는 로봇용 감속기를 순수 국내 기술로 국내 최초로 국산화하는데 성공하며 로봇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로봇 감속기(사진=에스비비테크 홈페이지 캡처)

에스비비테크는 현재 글로벌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HDS 하모닉 감속기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먼저 HDS의 하모닉 감속기 대비 가격은 50% 가량 낮으면서 품질은 대응하고, 납기도 HDS에 비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감속기 국산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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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국내 로봇기업과의 협업도 감속기 국산화 계획의 일환이다. 감속기는 로봇 제조원가의 34%를 차지할 만큼 핵심부품이지만 국내 로봇기업 대다수가 여전히 일본 감속기를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비비테크 관계자는 "국내 협동로봇기업들도 감속기 국산화에 대한 니즈가 있어 현재 우리 제품을 납품한 상태"라며 "여러 테스트를 거쳐 상반기 쯤에는 공급 여부가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과의 협업이 본격화되면 감속기 수주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도 누릴 전망이다. 에스비비테크는 2022년 이후 외형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또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규모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에도 매출액 60% 이상을 차지하는 베어링 전방산업인 반도체업체의 감산과 감속기 개발에 따른 인력 및 연구개발비 증가로 인해 흑자전환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와 국내 로봇기업들의 감속기 국산화에 대한 의지가 확인된 만큼 올해 에스비비테크의 매출도 증가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다. 에스비비테크가 2023년 1월부터 2024년 9월까지 수주한 감속기 수주물량은 5179개(74억원 규모)다. 이중 3162개(29억원)를 납품했고, 나머지 2017개(45억원)가 남아있다. 이를 올해 안에 소화해낸다는 가정을 하면 감속기로만 40억원의 매출을 발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에 국내 로봇기업과의 추가 수주 계약이 체결 시 매출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에스비비테크 수주 현황. (그래픽=신규섭 기자)

에스비비테크는 올해 상반기 대만 스카라(수평 다관절 로봇) 로봇 기업과의 공급계약 체결도 앞두고 있다. 스카라 로봇은 빠르고 정밀한 작업이 가능해 반도체 또는 전자제품 제조 현장에서 많이 사용된다. 스카라 로봇에 필요한 감속기 제품을 납품했으며 3~6개월의 장착 테스트를 거쳐 최종 공급 여부가 결정된다.


에스비비테크는 로봇 시장 개화를 앞두고 대량 생산 준비도 서두르고 있다. 향후 수요 증가를 대비한 신공장 준공 자금도 이미 확보한 상태다.


에스비비테크의 감속기 생산능력은 연 5만개 수준으로 2022년 대비 150% 증가했다. 에스비비테크는 올해 말까지 연 20만개 생산 체제를 완성한다는 구상이었지만 국내외 로봇산업 성장세가 시장의 기대보다 더디면서 신공장 확보 시기는 다소 미뤄지게 됐다.


앞서 에스비비테크는 최대주주인 케이피에프 등을 대상으로 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해 감속기 시설자금(250억원)을 확보한 바 있다.


에스비비테크는 "현재 연 5만개 생산 체제까지 만들어놓은 상태이며, 추후 연 20만개 생산 체제까지로 확대할 계획"이라면서도 "아직 로봇 시장이 제대로 개화되지 않다 보니 캐파(CAPA)에 여유가 있는 만큼 시장 확대 상황을 지켜보면서 신공장 확보 계획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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