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여천NCC가 부채비율 관리에 방점을 두고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자본으로 인식되는 채권인 만큼 부채비율을 낮춰 재무안전성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유상증자도 적극 검토 중인 가운데 석유화학 업황이 점차 개선됨에 따라 내년 말에는 영업이익 흑자전환도 기대된다는 게 여천NCC 전망이다. 

여천NCC에 따르면 회사는 내년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발행 규모와 구체적인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없거나 30년 안팎으로 길어 영구채처럼 취급된다. 발행시 자본이 늘어나기에 부채비율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영구채 발행을 고려한 배경은 회사채 기한이익상실(EOD) 우려가 꼽힌다. 여천NCC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BBB+이하로 강등될 때 EOD가 발생해 즉각 조기상환 의무가 발동되는 회사채를 1건(300억원) 들고 있다. 규모가 크지 않기에 EOD가 발동한다고 해도 상환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판단이지만 선제적으로 부채비율을 관리해 재무안전성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그도 그럴 것이 여천NCC의 부채비율은 3분기 말 기준으로 321%에 달한다. 통상 기업의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하는 부채비율 수준(200% 이내)을 크게 웃돈 수치다. 2020년도만 하더라도 113.4% 수준이던 부채비율은 이듬해 181.3% ▲2022년 200.1% ▲2023년 276.9%로 가파르게 상승했고 올해는 300%대를 돌파했다. 

여천NCC의 주력 제품인 기초유분(범용제품)의 경우 중국발 공급과잉과 석유화학 불황으로 수익 확보가 어려운 상태다. 마진 하락으로 기초유분 생산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줄다 보니 은행 대출이나 회사채 발행 등 부채로, 부족한 기업 운영 및 설비자금을 조달해야 했기 때문이다. 재무부담이 급증한 여파로 신용등급도 하락했다.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여천NCC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강등했다. 

그럼에도 여천NCC는 올해 들어 영업 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데다, 대주주의 지원 가능성 등으로 수익성 개선 기대감을 드러냈다. 1999년 설립된 여천NCC는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이 지분을 각각 50%씩 나눠 가지고 있다. 여천NCC는 올해 들어 주주사로부터 영업을 지속 지원한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받는 등 일정 수준의 매출을 유지하는 데 힘쓰고 있다. 

실제 여천NCC의 9월 말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50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전년 동기는 마이너스(-) 274억원이다. 내년 연말에는 영업이익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이란 게 여천NCC의 전망이다. 나아가 대주주가 여천NCC의 유상증자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천NCC 관계자는 "내년에는 석유화학 업황이 더 개선될 전망이고 주주사에서 유상증자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올해 들어 큰 폭은 아니더라도 영업환경이 개선된 가운데 내년 말에는 비용절감, 운영 효율화 노력 등으로 영업이익 흑자전환도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