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DN솔루션즈가 기업공개(IPO)에 나서면서 이 회사에 투자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의 투자금 회수(엑시트)에도 청신호가 커졌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DN솔루션즈는 지난 11일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증권보고서 제출을 준비 중이다. 회사는 이달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DN솔루션즈가 상장 후 5조~6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장 예정 주식은 6313만7479주, 공모 예정 주식은 1894만2500주다.  

DN솔루션즈는 국내 공장기계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회사는 대우중공업의 공작기계 사업부문으로 출범했으며 이후 두산그룹에 매각했다. 이어 2016년에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별도법인으로 두산공작기계를 분할시킨 뒤 이를 인수했다. 

MBK파트너스는 2021년 BoA메릴린치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두산공작기계 매각에 나섰다. 당시 ▲디티알오토모티브 ▲세아상역 ▲호반건설 등이 인수전에 참여했다. 매각 측은 한국 제조·설비 산업의 성장을 위해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디티알오토모티브를 최종 인수자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티알오토모티브는 2022년 특수목적법인(SPC) 지엠티홀딩스를 통해 2조4000억원에 MBK가 보유한 두산공작기계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후 디티알오토모티브는 DN오토모티브로, 두산공작기계는 DN솔루션즈로 사명을 변경했다. 

인수 당시 DN오토모티브는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와 KB인베스트먼트 등을 대상으로 교환사채를 발행해 2200억원을 확보했다. 인수계약서 내용에 따르면 2025년 1월 27일까지 기업공개(IPO)를 완료하지 못할 경우 DN솔루션즈가 일정수익률을 가산해 재무적투자자(FI)들의 교환사채를 사들여야 한다. 사실상 DN솔루션즈는 내년 1월까지 상장을 완료해야 하는 상황이다.  

DN솔루션즈 상장예비심사 통과 소식을 가장 반기는 곳은 스틱인베스트먼트다. 지난 4월 지엠티홀딩스는 스틱인베스트먼트-KDB산업은행 투자 컨소시엄으로부터 프리IPO 투자를 받았다. 컨소시엄은 공동운용(Co-GP)하는 케이디비스틱지역성장제1호사모투자합자회사의 자회사인 케이에스덱스터 유한회사를 통해 투자에 참여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KDB산업은행은 지엠티홀딩스가 보유한 1667억원 규모의 DN솔루션즈 구주를 인수한데 이어, DN솔루션즈가 유상증자를 실시해 발행한 833억원 규모의 신주를 취득했다. 투자규모가 2500억원에 달한다. DN솔루션즈 구주와 신주는 모두 기명식 전환우선주로 우선주 1주당 보통주 1주로 전환할 수 있다. 거래 후 스틱인베스트먼트-KDB산업은행 컨소시엄은 DN솔루션즈 지분 9.68%(보통주와 우선주 포함)를 취득했다. 올해 9월말 기준 컨소시엄은 DN솔루션즈의 기명식 전환우선주 537만6807주를 보유 중이다. 

프리IPO 과정에서 약 2조6000억원으로 평가받았던 DN솔루션즈 기업가치는 최근 들어 5조~6조원까지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보유한 기업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DN솔루션즈의 연결 기준 매출은 2조1023억원, 영업이익은 4362억원으로 각각 DN오토모티브가 인수하기 전인 2021년 대비 10%, 97% 증가했다. 부채비율 또한 2021년 320%에서 2023년 110%로 감소했다.

최근 미국, 유럽, 인도 등이 제조업 육성에 나서며 공장 자동화에 필요한 기계 설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도 DN솔루션즈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DN솔루션즈는 전체 매출의 80%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기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DN솔루션즈의 비교그룹으로는 일본의 화낙, DMG모리세이키 등이 있다"며 "해당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멀티플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DN솔루션즈도 양호한 수준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DN솔루션즈는 공모 주식수 중 40%를 구주매출로 구성한 것으로 알려진다. 스틱인베스트먼트-KDB산업은행 컨소시엄은 올해 9월 기준 DN솔루션즈 지분 9.68%(537만6807주)를 보유하고 있다. 프리IPO 투자 당시 대비 DN솔루션즈 기업가치가 높아지면서 컨소시엄이 보유한 지분 전량 매각시 멀티플(투자원금 대비 배수) 2배 엑시트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컨소시엄이 올해 4월 프리IPO 투자에 참여한 점을 감안하면 보유 지분 중 상당량이 6~12개월의 보호예수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DN솔루션즈가 최대 6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으면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산업은행은 수천억원의 차익을 거둘 수 있다"며 "다만 최근 IPO 시장이 위축되고 비상계엄 여파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장을 철폐하거나 일정을 미룰 수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