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시스웍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사전 예비 인수자인 더테크놀로지의 자금난 문제가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시스웍은 삼일회계법인을 매각주간사로 선정하고 지난 18일부터 회생계획 인가 전 M&A를 위한 예비실사를 시작했다. 시스웍은 이번 매각을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추진한다. 스토킹호스는 예비 인수자와 가계약을 체결한 상황에서 공개 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시스웍은 지난 10월 M&A를 위한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하며 리밸류드웍 컨소시엄을 사전 예비 인수자로 선정했다. 리밸류드웍은 더테크놀로지·도너즈인베스트먼트·멀토가 시스웍 인수를 위해 결성한 컨소시엄이다. 인수의향서(LOI) 접수 기간에 입찰서를 제출한 기업이 없거나 사전 예비 인수자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기업이 없는 경우 리밸류드웍 컨소시엄이 최종 인수자가 된다. 

현재 시스웍의 최대주주는 스톤건설로 3분기 기준 4000주(26.92%)를 보유 중이다. 시스웍은 구주를 매각하는 방식이 아닌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 발행으로 경영권 매각과 함께 자금 조달까지 병행한다. 시스웍은 리밸류드웍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발행한 신주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채권자 상환에 사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리밸류드웍 컨소시엄은 시스웍이 추진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149억원을 출자한다.

시스웍은 2019년부터 적자 기조가 이어지면서 2021년에는 영업손실 202억원, 2022년은 121억원을 기록했다. 회사의 영업현금창출력이 약화되는 가운데 ▲경영권 교체 이후 지분 투자 ▲바이오사업 부진 ▲전방산업 투자 기조 둔화로 재무부담이 더욱 커졌다.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자본잠식률 50% 이상을 기록하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시스웍 관계자는 "지난 15일로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했으며 추가로 인수를 희망한 기업은 없다"며 "예비 실사 이후 협상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는 이상 리밸류드웍에 매각하는 방안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최근 시스웍 매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리밸류드웍 컨소시엄 대표인 더테크놀로지의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시스웍 인수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말 더테크놀로지는 결손금을 털어내고자 무상감자를 추진했다. 보통주 3주를 동일 액면가의 보통주 1주로 무상 병합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최근 열린 임시주총에서 정족수 미달로 감자에 실패했다. 

올해 3분기 더테크놀로지 자본총계는 394억원, 자본금은 372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은 17%다. 주가도 여전히 액면가인 500원을 밑돌고 있다. 더테크놀로지의 재무구조 개선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타법인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사전 예비 인수자 선정 과정에서 기업의 자금 조달력에 대한 심사가 이뤄진다"며 "본입찰 과정에서 매각가에 대한 이해관계가 맞지 않을 경우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시스웍은 반도체 클린룸 제어시스템과 브러시리스 모터(BLDC motor)를 개발해 판매하는 회사다. 2017년 6월 코스닥 상장 이후 제출한 감사보고서에서 계속사업 존속능력 불확실성으로 인한 '의견거절'을 판정 받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행했다. 지난 4월 회생절차 개시 신청 이후 6월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아 법원이 매각주간사를 선정하고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딜사이트는 자금 조달 등의 계획을 묻기 위해 더테크놀로지 측에 수차례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