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제네릭(복제약)의약품과 상품 매출 중심으로 외형 성장을 거듭해온 환인제약이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연구개발비용을 점차 확대하는 동시에 자회사를 활용한 혁신신약 개발 등 파이프라인 확대에 공들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수익성이 정체된 가운데 지속적인 비용부담이 자칫 유동성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환인제약은 그 동안 중추신경계(CNS) 의약품을 중심으로 한 제네릭과 외부상품으로 매출고를 올려왔다. 실제 회사의 최근 3년간 매출을 살펴보면 2021년 1777억원, 2022년 1989억원, 2023년 2303억원으로 매년 확대됐다. 올 상반기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0.7%(120억원) 확대된 125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다만 꾸준한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은 정체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환인제약의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2021년 312억원, 2022년 298억원, 2023년 301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7.5%, 14.9%, 13%로 점차 쪼그라들고 있는 실정이다.
환인제약의 매출 확대는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도입한 상품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앞서 2022년 12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중추신경계(CNS) 품목인 ▲파킨슨 치료제 '리큅'·'리큅PD' ▲편두통 치료제 '나라믹'· '이미그란' ▲항우울제 '웰부트린XL'·'팍실CR'·'세로자트' 등 6개 상품을 도입해 판매하고 있다. 또 올 1월에는 사노피의 류마티스 관절염 경구용 치료제 '아라바'를 도입하며 회사의 외형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다만 통상적으로 상품은 자체 제조하지 않고 다른 곳에서 도입한 품목이다. 이에 따라 단기간 외형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원가에 수익성을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환인제약도 이를 인지하고 체질개선을 위해 자체 연구개발 조직을 강화하고 자회사 등을 활용한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 꾸준히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연구소 개편이 있다. 환인제약은 2017년까지 미래전략본부 소속이던 연구개발(R&D)조직을 2018년부터 대표이사 직속으로 중앙연구소와 서울연구소로 나눠 개편했다. 지난해 초에는 기존의 중앙연구소를 확장 이전하면서 '환인제약 연구센터'를 완공하기도 했다. 연구개발 조직이 확대되면서 2018년 65명이었던 연구개발 인력은 올 상반기 83명까지 늘어났다.
나아가 환인제약은 2020년부터 자체 신약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착수하기 시작했다. 현재 개발단계가 가장 앞서 있는 개량신약 파이프라인은 'WIL-1901'다. 이는 도네페질 성분 치매 치료제로 본임상 진입 이전 단계다. 해당 치료제는 약물이 천천히 방출되는 장기지속형(LAI) 주사제로 설계됐다.
이와 함께 혁신신약인 파킨슨병 치료제 WID-2101·WII-2002도 있다. 이 신약은 뇌속 오토파지(autophagy)를 조절해 비정상접힘단백질을 제거하는 기전을 보유하고 있으며 아직은 비임상 단계다.
그 외 알츠하이머 치료제 WID-2201의 경우 신경염증(Neuroinflammation)의 발생 및 진행을 저해하는 약물로 설계돼 현재 선도 물질 도출 단계에 와있다. 선도 물질 도출 단계란 신약개발 단계에서 비임상(전임상) 전단계로 약효보다는 약물성 및 독성 프로파일 개선에 중점을 두는 단계다.
환인제약은 신약개발을 위해 자회사도 적극 활용 중이다. 2018년 앰브로비엔피를 설립하고 시트루인(SIRT1) 활성을 기전으로 한 비알콜성지방간(NASH)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신약 개발에 집중하면서 환인제약의 R&D비용 역시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2018년 85억원 수준이었던 이 회사의 R&D비용은 지난해 217억원까지 대폭 늘었다. 올 상반기에도 연구개발비로만 98억원을 지출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수익성 정체에도 연구개발에 과감한 투자에 나서면서 자칫 성과 도출이 늦어질 경우 유동성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많은 제약사들이 제네릭 위주 성장에 한계를 느끼면서 사업다각화 또는 R&D 투자 확대 등을 통한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며 "장기적인 성장 관점에서 R&D 투자 확대도 좋지만 수익성 제고와 비용관리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환인제약 관계자는 "제네릭만으로는 외형 성장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다만 연구개발비는 매년 전체 매출 대비 10%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당분간은 큰 재무적 부담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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