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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해외건설 채무보증 리스크 관리 주력
김정은 기자
2024.11.04 10:10:21
해외건설 관련 법인 69개…해외채무보증 3년간 9537억→6974억원 감소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5일 07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B.I. (제공=삼성물산)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삼성물산이 해외건설 진출 확대로 현지에 설립한 계열사가 늘어나고 있지만 채무보증 규모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이 해외법인 채무보증에 따른 우발채무 리스크를 관리한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은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채무보증을 직접 제공하기 보다는 해외법인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 연결 종속기업 수 127개…해외건설 법인 15% 차지


25일 삼성물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연결된 종속기업은 총 127곳으로, 창사 이래 가장 많은 숫자다. 이중 69곳이 건설업·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 등 건설 관련 해외 법인으로, 현지의 건설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과 중국,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 등 중동국가, 인도 등의 현지 건설 법인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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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이 해외 건설 시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각 나라의 해외 건설 법인 수도 함께 늘었다. 삼성물산의 연결 대상 계열사 수는 2021년부터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해외건설 법인 증가가 두드러진다. 건설 관련 해외법인 수는 2021년 65곳였지만, 현재 69곳이 됐다.  


올해 상반기 삼성물산의 해외 수주액은 60억8100만 달러(약 8조4082억원)로, 지난 한 해 동안의 수주액과 맞먹는 수준이다. 삼성물산의 해외건설 실적은 최근 3년 간 국내 건설사 중 1위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인 2022년 수주액이 잠시 주춤했지만 2022년 이후에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건설 수주 1위인 삼성물산이 국내 건설사 중 해외건설 법인 수가 가장 많은 사실은 당연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삼성물산의 연결 대상 계열사는 지난 2021년에 108개였지만, 2022년 123개로 뛰었다. 신규 연결된 기업 대부분은 지분 추가 취득을 통한 관계기업으로 편입된 것이지만, 신규 설립기업 5곳 중 3곳인 방글라데시 건설사(Vista Contracting and Development Bangladesh Ltd), 미국 건축설계·디자인 회사(SAMOO AUSTIN Inc), 호주 재생에너지기업(Samsung C&T Renewable Energy Australia Pty Ltd) 등이 해외 건설 관련 기업이다. 


2023년에도 1곳의 폴란드 건설사(Samsung C&T Corporation Poland LLC)가 설립되면서 연결기업으로 포함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신규 연결된 종속기업은 총 4곳이며, 그중 한 곳은 루마니아 건설사(Samsung C&T Corporation Romania S.R.L)로 나타났다. 이로써 해외 건설법인은 총 69곳이 됐다. 


◆ 해외 계열사 증가에도 채무보증액 감소


삼성물산의 해외법인 채무보증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해외사업을 확대하고는 있지만 리스크 관리를 위해 채무보증액 통제에 나선 덕분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분류되는 대기업은 계열사 간 채무보증이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한 계열사의 부실이 다른 계열사로의 전이와 불공정한 자금조달을 막기 위해서다. 다만 해외건설 투자의 경우에는 채무보증은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해외 프로젝트의 원활한 진행을 돕고 투자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삼성물산 해외 종속기업 수와 채무보증액 추이. (그래픽=딜사이트 이동훈기자)

삼성물산의 채무보증은 대부분 해외법인이 현지의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공사이행을 보증한다는 약정이다. 신규 설립된 해외법인이 초기에 해외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기에는 쉽지 않으니 삼성물산이 채무보증을 통해 든든한 뒷배가 되는 셈이다.


해외법인 수가 증가하면, 그에 따라 채무보증액이 늘어날 우려가 생긴다. 삼성물산의 해외 계열사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삼성물산이 대신 그 채무를 갚아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한 우발채무가 발생할 수 있다. 

 

삼성물산은 이 같은 우발채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채무보증액 규모를 적절하게 통제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물산의 해외 건설 계열사에 대한 채무보증은 최근 3년간 약 27%가 줄었다. 삼성물산의 해외 채무보증 금액은 2021년 말 9537억원에서 2022년 말 8078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7573억원까지 줄었다. 채무보증액은 올해 상반기에도 소폭 축소돼 6974억원까지 떨어졌다.


삼성물산은 올해 하반기 2114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액을 추가로 털어낼 예정이다. 올 상반기 기준 약정돼 있는 채무보증 계약 20건 중 7건도 올해 하반기 프로젝트 종료 등으로 채무보증 기간이 만료돼서다.


삼성물산은 해외법인 등에 대여한 자금도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최근 3년 새 500억원 정도 증가했는데 환율 상승에 따른 수치상 변동이라는 설명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해외 프로젝트 초기 채무보증을 하는데 기간이 만료된 이후에는 해외법인이 신용도 개선을 통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한다"며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채무보증 규모를 감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탄탄한 재무체력·사업다각화 전략…"리스크 관리 강화"


삼성물산은 재무체력이 양호한 상황이어서 해외건설 법인 채무보증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삼성물산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4조1235억원 보유하고 있으며, 단기금융상품까지 합치면 5조원에 달한다. 해외 채무보증액보다 약 17배 큰 규모다.


게다가 삼성물산은 해외에서 단순한 시공을 넘어 다양한 건설 분야를 추진해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해외건설 분야는 EPC(설계‧조달‧시공), 재생에너지 및 원전사업,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 등 건축물, 석유 및 가스 플랜트 등이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국내와 달리 해외 건설 프로젝트는 불확실성이 높은 편이지만 삼성물산의 현재 채무보증 규모는 충분히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며 "삼성물산도 해외건설의 안정성을 위해 사업 다각화 전략과 현지법인 자금조달 활성화 등을 펼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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