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웨이브가 오리지널 예능 총공세로 충성유저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티빙과의 합병 협상이 주주 간 이해관계로 무기한 미뤄지면서 자체적으로 생존할 돌파구 마련이 시급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웨이브는 유료 가입율과 최초 접근 콘텐츠 트래픽을 추적해 사업·마케팅을 고객 맞춤형으로 지속 고도화 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와 티빙의 합병 움직임이 최근 방송사 주주들의 이해관계 문제에 봉착하며 교착 상태에 빠졌다. 웨이브는 최대주주인 SK스퀘어(40.5%)를 제외한 지상파 3사(KBS, MBC, SBS)가 각각 19.8%의 지분을 균등하게 보유 중인데, 최근 방송사들이 자사 콘텐츠를 넷플릭스 등 외부 OTT에 지속 공급하려는 의지를 내비치며 합병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넷플릭스가 방송사들에게 한층 개선된 콘텐츠 공급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합병 움직임에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시장 한 관계자도 "지상파 3사는 콘텐츠 판매를 넓혀 방송 시장 악화를 상쇄해야 하고, 넷플릭스는 웨이브와 티빙의 합병에 따른 위협을 견제해야 하는 니즈가 맞아 떨어진다"며 "티빙과 웨이브로선 외부 OTT로 콘텐츠가 유입될 시 자사 플랫폼 경쟁력이 악화되는 만큼 이견 차를 쉽게 좁히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관계자 역시 "양사 간 콘텐츠 투자회수율을 높이고자 하는 공감대가 두터워 민감 사안들을 통과시키면서 합병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문제는 주주들의 이해관계"라며 "여러 방송사들의 이해관계를 하나로 모으려면 단기적인 협상 만으론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 측에서 이들 합병을 견제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연내 합병 기대감 역시 전보다 낮아진 상태"라고 부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웨이브는 자체 제작한 예능 프로그램을 앞세워 적자 고리 끊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2019년부터 적자를 이어온 웨이브는 지난해 오리지널 예능 흥행에 힘입어 79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폭을 전년 대비 33.4%나 줄였다. 올해에도 드라마보다 제작비가 낮은 오리지널 예능을 앞세워 비용 절감과 수익 창출을 병행할 계획이다. 

특히 웨이브는 연내 송출 예정인 서바이벌 예능 '피의게임 3'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시즌2가 공개된 시점에 신규 구독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까닭으로 풀이된다. 전작에서 뜨거운 호응을 받은 시리즈인 만큼 출연진 라인업 등에 한층 힘을 실어 충성 고객을 대거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이밖에도 ▲연애 남매 ▲남의 연애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 등 화제성이 높은 프로그램들을 연달어 선보이며 유료 가입자 수를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웨이브 관계자는 "막대한 제작비가 드는 드라마 제작 대신 오리지널 예능으로 무게 추를 옮겨 수익을 개선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먼저 유료 가입율 등 매출과 직결되는 지표를 강화하는 데 목표를 둔다"며 "이렇게 유입된 이용자들이 가장 먼저 클릭한 콘텐츠를 추적해 사업, 마케팅 전략을 고객 맞춤형으로 고도화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