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LIG넥스원이 올해 2분기 주력인 PGM(정밀타격무기)이 주춤했지만, C4I(지휘통제·통신)의 활약으로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이는 2022년 인도네시아 경찰청과 맺은 통신망 구축 공급계약 매출이 올해 상반기 인식됐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현대 방산업은 네트워크전략전(NCW)으로 재편되고 있는 만큼 해당 부문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C4I의 매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LIG넥스원은 PGM을 주력으로 하는 방산기업이다. 최근 5년간 매출 비중만 봐도 PGM은 ▲2019년 60.2% ▲2020년 49.6% ▲2021년 55.4% ▲2022년 55.9% ▲2023년 49.5%로 꾸준하게 5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PGM의 매출이 49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감소하면서 매출 비중도 36.2%로 같은 기간 14.7%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C4I의 성장이 PGM의 부진을 만회했다. LIG넥스원의 올해 상반기 C4I 매출은 4693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같은기간 대비 86.7%나 증가했다. 이렇다 보니 이 기간 매출 비중도 34.3%로 11.3%포인트 상승했고, LIG넥스원의 전체 매출도 1조3682억원으로 25.2% 증가했다. C4I가 화사의 외형 성장을 견인한 셈이다.

C4I이 LIG넥스원의 외형 확대에 기여할 수 있었던 건 2022년 인도네시아 경찰청과 맺은 2건의 통신망 구축사업과 무관치 않다. 구체적으로 2057억원 규모의 보안용 통신망 구축사업과 1929억원의 다대역 통신망 구축사업 등 총 3986억원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2760억원이 올 상반기 매출로 인식되면서 C4I의 매출이 비약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에  인도네시아 경찰청과 맺은 통신망 구축사업이 2025년 완료되는 만큼 추가 매출 인식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LIG넥스원과 인도네시아의 협력은 2006년 이 회사가 인도네시아 군에 주파수 도약형 무전기 수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LIG넥스원은 2008년부터 인도네시아 방산 전시회에 참여하고 2013년에는 현지 사무소를 개설하며 인도네시아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LIG넥스원은 지금까지 인도네시아에서 꾸준히 수주 계약을 따내고 있다. 지난해도 인도네시아 경찰청과 1984억원 규모의 헬기 수리부속 사업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현재 방산업이 NCW로 재편되고 있는 만큼 지휘통제 및 통신을 담당하는 C4I의 매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보전이 중요해지고 있다 보니 해당 부분을 담당하는 게 전략적 우위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C4I와 ISR(감시정찰)을 합친 글로벌 C4ISR 시장은 2022년 1114억달러(148조4628억원)에서 2028년 1547억8000만달러(206조2753억원)로 연평균 5.93%씩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현대 방산업에서 정보전이 부각되는 만큼 C4I도 예전보다 더 중요해졌다"며 "LIG넥스원는 C4I를 비롯해 유무인복합, 드론, 우주 등 핵심 기술 확보를 통한 기술개발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IG넥스원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경찰청과 맺은 공급계약에 대해 추가 매출 인식이 이뤄질 것이지만 정확한 시기와 규모는 공개하기 어렵다"면서도 "자사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지역을 주요 수출전략 시장 중 하나로 설정하고 지속적인 수주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는 데다 인도네시아에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이며, 11월에 열리는 Indo Defence 2024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 네트워크전에서 C4I의 중요성이 커진 점에 맞춰 자사는 TMMR(차세대 군용 다기능 무전기)을 중심으로 차세대 무기체계에 최적화된 통신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