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젬백스앤카엘(이하 젬백스)이 진행 중인 진행성핵상마비(progressive supranuclear palsy, 이하 PSP) 치료제 'GV1001' 2상 임상시험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2상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그 결과에 따라 조건부 품목허가를 통한 상용화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 신경퇴행성질환 연구를 강화하자는 법안이 제출됨에 따라 향후 회사에 연구개발(R&D)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젬백스는 PSP 치료제 2상 환자모집을 완료하고 오는 9월 투약을 완료할 예정이다. 회사는 2023년 3월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GV1001 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PSP는 비전형 파킨슨 증후군으로 파킨슨 형태 중 가장 심각한 질환이다. 병의 진행속도가 빠르고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된 증상으로 보행 장애 및 자세 불안정성,인지 저하, 안구운동장애, 수면 장애 등이 나타난다.
발병 원인은 아직 전부 밝혀지지 않았지만 타우 단백질 손상으로 인해 뇌 신경세포에 염증이 생기고 신경세포 사멸이 나타나는 등 전형적 신경퇴행성질환인 알츠하이머병과 병태생리학적으로 유사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GV1001 2상은 PSP 환자 78명을 대상으로 위약군과 시험1군(GV1001 0.56mg), 시험2군(GV1001 1.12mg)으로 나눠 6개월 동안 질환의 중증도 개선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다. 이지영 서울의대 신경과 교수를 연구 책임자로 보라매병원,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경희대학교병원에서 진행 중이다.
GV1001 2상은 국내 최초의 PSP 임상이다. 올 3월 임상 마지막 환자가 등록됨에 따라 9월 말경 모든 환자의 투약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GV1001은 젬백스가 알츠하이머병 2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던 치료제와 동일한 약물이다.
PSP 환자 규모는 미국에서만 2만명 수준으로 추정되며 주요 16개국 기준 26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특히 아직 PSP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이 개발이 시급한 질환으로 전해진다. 이로 인해 젬백스의 GV1001 2상이 주목을 받는 상황이다. 올 2월 식약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기에 2상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하면 조건부 품목허가를 통한 상용화가 가능해진다. 또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조건부 허가를 위한 심사가 빠르게 진행되며 허가를 받을 경우 시판허가일로부터 4년간 독점권도 부여된다.
아울러 최근 미국 하원의원이 신경퇴행성질환 연구 강화 법안을 제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법안을 제출한 제니퍼 웩스턴(Jennifer Wexton)의원이 PSP 환자인 까닭이다. 웩스턴 의원은 이달 초 공화당 거스 빌리라키스(Gus Bilirakis) 의원과 함께 '건강한 뇌(HEALTHY BRAINS)' 법안을 양당 합의로 제출했다.
건강한 뇌 법안은 파킨슨병 및 비정형 파킨슨병(진행성핵상마비 등), 알츠하이머병,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 다발성 경화증(MS)과 같은 신경퇴행성질환의 환경 독성 물질 노출을 포함한 환경적 위험 요인에 대한 연구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PSP는 현재까지 승인된 치료제가 없어 젬백스가 2상에서 치료 효과를 입증할 경우 최초의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는 셈"이라며 "고가의 치료제 시장을 형성하는 건 물론 미국 2상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젬백스는 올 2월1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GV1001 2상을 승인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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