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KB증권이 올해 상반기 인수금융 시장에서 하위권 성적을 냈다. 국내 시장 최대 딜이었던 SK쉴더스 인수금융을 대표 주선하며 선두권에 안착했던 지난해와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다. 

4일 '2024년 상반기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KB증권의 올해 상반기 인수금융(리파이낸싱 포함) 주선금액은 2011억원으로 집계됐다. 리그테이블에 참여한 13개 금융사 중 11위로 산업은행(1838억원)과 IBK기업은행(340억원)을 제외하고 가장 저조한 실적을 냈다. 

증권업계 참여사 중에서도 KB증권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딜사이트 리그테이블 집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5695억원, NH투자증권은 4730억원, 하나증권은 3851억원의 주선 실적을 쌓았다.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의 주선 실적은 각각 2258억원, 2245억원으로 역시 KB증권을 웃돌았다.  

올해 상반기 KB증권의 인수금융 주선 실적이 저조한 것은 국내 딜보다 해외 딜에 주력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수금융 리그테이블에서는 완료된 국내 딜을 기준으로 실적을 집계한다. 해외 딜의 경우 검수가 쉽지 않을 뿐더러 현지통화로 거래되는 만큼 정확한 금액을 환산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 집계에서 제외했다.

 

KB증권이 올해 상반기 주선한 해외 인수금융은 2건, 주선금액은 약 4000억원 수준이다. 지난 3월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가 인수한 인제니코의 리파이낸싱에 약 2900억원(2억유로)을 주선했다. 이어 같은 달 스위스 파트너스그룹의 로젠그룹 인수에도 약 1100억원(8000만달러)수준의 금액을 주선했다. 

반면 국내 인수금융의 경우 1분기까지 SK피유코어 공동주선 건이 유일했다. SK피유코어는 국민은행을 중심으로 KB증권과 하나증권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주선총액은 2211억원에 이르지만 이중 1400억원을 국민은행이 맡았다. KB증권의 주선 실적은 311억원이다.

이 때문에 당초 올해 상반기 인수금융 리그테이블에서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최근 단독주선한 SSG닷컴 리파이낸싱 건이 마무리되면서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KB증권은 어피니티가 보유 중인 SSG닷컴 지분 10.5%에 대한 리파이낸싱 1700억원을 지난 6월 말에 마무리했다. 

올해 상반기 주선 실적은 눈에 띄지 않았지만 아직 미완료된 딜이 있다는 점에서 KB증권의 올해 인수금융 전망이 나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KB증권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리파이낸싱건과 제뉴원사이언스 인수금융건이 남아 있다. 각각의 주선금액은 롯데에너지머터리얼즈가 800억원, 제뉴원사이언스가 1500억원이다. 양 딜이 완료되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인수금융 리그테이블의 상위권에 무난히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딜사이트 인수금융 리그테이블은 인출일 기준 국내 인수금융과 리파이낸싱 딜(해외 인수금융 제외)을 대상으로 했으며, SOC 및 부동산 거래의 신디케이트론은 집계에서 제외했다. 주선실적은 한도대출(RCF)을 제외한 기간대출(Term loan)만 포함했다. 브릿지론도 실적에 반영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