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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 파운드리 증설 '먹구름'
전한울 기자
2024.06.21 07:01:13
8인치 업황·재정능력 악화 늪에 투자부담↑…12인치 전환도 대기업 장벽 상존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0일 15시 5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하이텍 사옥. (사진=DB하이텍)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DB하이텍이 8인치 파운드리 업황 둔화에 따른 재무 악화로 라인 증설 및 신기술 도입에 제동이 걸리면서 침체기가 한층 길어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8인치 반도체 고객사들의 재고 누적으로 라인 증설에 대한 필요성이 낮아진 가운데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12인치 전환 움직임도 막대한 초기 투자, 경쟁심화 등으로 쉽잖은 상황임을 고려하면 수년 간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DB하이텍은 지난해 주력 8인치 파운드리 판매 부진으로 인해 전년 대비 65.4% 감소한 263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 1분기도 마찬가지다. 41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50.4%나 급감했다. 문제는 올해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8인치 파운드리는 다품종 소량생산이 필요한 차량용 반도체 등에 강점을 보이며 코로나 팬데믹 수혜를 누렸지만 최근 엔데믹에 따른 전방산업 부진으로 고객사 재고가 쌓이면서 여파가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DB하이텍은 이에 질화갈륨(GaN)·실리콘카바이드(SiC) 등 차세대 전력반도체를 개발해 실적 방어에 나서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이마저도 개발완료 및 실적 가시화 시점이 불투명하다는 리스크가 상존한다. 특히 최근 재정 능력마저 악화하면서 그동안 회사 수익을 책임져 온 8인치 공정 증설 움직임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앞서 DB하이텍은 2030년까지 차세대 전력반도체 등 미래 사업에 4조7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단순 계산으로 1년에 7000억원대에 육박하는 투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셈이다. 다만 작년 말 기준 이 회사의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기타금융상품 포함)이 6218억원에 달하고 영업활동현금흐름도 2243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추후 파격적인 차입 혹은 수익 제고 없이는 적어도 7년 동안 증설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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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한 관계자는 "2022년 90%였던 공정 가동률도 지난해 상반기 70%대까지 대폭 하락하면서 대뜸 증설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며 "무엇보다 전반적인 경기가 개선되고 시장 수요가 회복돼야만 기존 공정 가동률 상승과 더불어 증설까지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래 경쟁력 관건으로 꼽히는 12인치 전환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반도체는 한 장의 웨이퍼에서 생산되는 칩 수가 관건이기 때문에 8인치 웨이퍼를 쓰는 8인치 파운드리는 구(舊) 공정, 12인치는 신(新) 공정으로 꼽힌다. 일찍이 유수의 대기업들이 수익성 제고를 위해 12인치 공정으로 전환한 까닭이다. 


이에 따라 DB하이텍은 업황 악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8인치 라인 증설과 동시에 12인치 라인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8인치 증설이 수요 둔화 장벽에 가로막힌 상태고, 12인치 전환도 수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 문제로 엎어질 위기에 처했다. 실제 DB하이텍은 지난해 초 12인치 도입 계획을 발표한 지 몇 달 만에 무리한 투자를 자제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바 있다.


앞선 관계자는 "이미 고객사 별로 맞춰져 있는 공정에서 다른 공정으로 갈아 타기 위해선 한 차원을 뛰어 넘는 기술력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대기업들이 고객사를 뺏고 빼앗기는 전쟁터에서 살아 남으려면 출혈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8인치에서 12인치로 전환하려면 모든 라인을 바꿔야 해 수조원에 달하는 투자가 뒤따른다"며 "자체 자금을 통한 투자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에서 여러 투자 성과가 지연되며 외부자본 유치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DB하이텍 관계자는 "기존 공정 기계 업그레이드 비용에만 1000억원이 투입돼 기술 및 설비투자가 제한되는 점은 있다"며 "선제적으로 반도체 저변과 생태계가 강화돼 고객사 풀과 수주에 대한 확신이 어느정도 보장돼야 증설 등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악화한 실적에 대해선 "통상 제조업계 영업이익률이 10%대인 점을 감안하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온 셈"이라며 "고부가 제품 비중을 늘리고 테트리스 방식의 공정 효율화를 통해 납기를 앞당기는 방식으로 시장 공략을 강화하며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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