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영욱 기자] 반도체 업황 회복세에도 DB하이텍은 수혜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인공지능(AI) 제품 중심으로 개선되고 있는데 이 회사의 경우 관련 제품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문제는 비우호적 시장 환경으로 인해 실적이 악화된 것이다 보니 DB하이텍이 특별히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는 DB하이텍의 실적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올해 매출은 1조753억원, 영업이익은 156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 중이다. 컨센서스가 부합하면 전년 대비 매출은 6.8%, 영업이익은 41% 감소한다. 아울러 2022년에 비해선 각각 35.8%, 79.6% 급감할 전망이다.
증권사의 이 같은 전망은 1분기부터 현실화 되고 있다. 매출액은 2615억원으로 전년 1분기 대비 5.1% 줄었고, 영업이익은 410억원으로 같은 기간 48.2%나 쪼그라든 까닭이다. DB하이텍의 이 같은 실적 부진은 경기침체에 따른 전방산업 수요 부진으로 인해 주력인 8인치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이 불황에 빠진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나아가 DB하이텍은 전력관리반도체(PM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저화소 이미지센서 등 초미세공정이 필요하지 않은 구형 공정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데 최근 반도체 시장이 인공지능(AI) 관련 제품군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다 보니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도 실적 악화를 부추긴 요인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DB하이텍의 주력인 8인치 레거시 파운더리는 아날로그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구동칩 등을 생산하다 보니 AI 열풍에 따른 수혜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생산하는 제품의 수요가 살아나려면 기본적으로 전방산업 수요 전반이 좋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DB하이텍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쓰임새가 한곳에 집중돼 있는 게 아니라 자동차, 가전제품, 모바일기기 등 다양한 곳에 들어가기 때문에 특정 산업을 콕 집어서 말하긴 어렵다"고 부연했다.
다만 DB하이텍 입장에서 당장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태다. 이 회사의 실적 감소가 경기침체 등 비우호적 시장과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고객사의 주문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동시에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R&D)에 집중해 보릿고개를 견뎌내겠다는 것이 회사 측의 입장이다.
DB하이텍 관계자는 "2년 연속 실적 악화는 경기침체에 따른 고객사 주문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며 "다른 문제가 아닌 비우호적 시장 환경으로 인해 실적이 악화된 상태다 보니 회사 입장에서도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 먹거리로 찍은 분야의 R&D 등에 집중해 위기를 타파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DB하이텍은 앞서 2030년까지 차세대 전력반도체 등에 4조7000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전력반도체는 다품종 소량 생산이 특징으로 다른 제품군과 비교했을 때 변동에도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되며, 이 회사가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SiC(실리콘카바이드)와 GaN(질화갈륨)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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