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LG유플러스가 올해 1분기 키즈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투자를 중단했다. 대신 이성 매칭 서비스를 지원하는 스타트업에 신규로 투자했다. 양사 모두 LG유플러스의 사내벤처에서 시작해 분사한 업체지만 수익화 모델 여부가 투자 향방을 가른 것으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는 올 1분기 육아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엄마의캘린더'를 자사 관계기업에서 제외했다. 엄마의캘린더는 LG유플러스 사내벤처로 시작, 2022년 9월 스핀오프 한 스타트업이다. 같은 해 11월 LG유플러스는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엄마의캘린더에 1억8000만원의 투자를 단행, 29.9%의 지분을 확보했다.

당시 LG유플러스는 엄마의캘린더가 3~7세 아이의 일정 관리 뿐만 아니라 전집과 교구, 체험 등의 정보 공유가 가능해 자사 키즈 전용 플랫폼 '아이들나라'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해 투자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확고한 수익 모델이 없었던 엄마의캘린더는 사업 첫해부터 1.6억원의 손실을 냈고, 지난해 11월 서비스 종료를 알리며 폐업 수순을 밟았다.

LG유플러스가 엄마의캘린더 대신 새로운 투자처로 택한 곳은 케미컴퍼니다. 올 1분기 케미컴퍼니에 2억9900만원을 투자해 19.35%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와 관련해 LG유플러스는 "당분기 중 신규 취득했다"며 "지분율이 20%에 미달하지만 종속기업인 LG헬로비전을 통해 피투자회사의 이사회 등에 유의적 영향력을 보유해 관계기업으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케미컴퍼니는 데이팅 서비스 '하트트래블'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4월 LG유플러스 사내벤처로 시작했다가 올해 1월 스핀오프 했다. 하트트래블은 연애 프로그램 콘셉트로 한 기수당 남녀 총 12명을 선발해 1박 2일간의 여행을 진행하는 서비스다. 이 회사에 따르면 서비스 오픈 6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기준 매칭률은 48%, 가입자는 900여명에 달한다.

LG유플러스는 하트트래블이 수익성과 차별점을 갖췄다고 판단, 자금 지원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하트트레블의 주된 수익원은 참가비로, 여행을 테마로 한 '주말여행' 서비스 가격은 최대 90만원에 달한다. 참가자 모집을 선착순보다 이용자의 이상형에 맞췄다는 점은 기존 데이팅 업체와의 차별점으로 꼽힌다. '나는솔로' 등 연애 프로그램과 LG유플러스라는 대기업이 주는 신뢰감 등도 하트트래블의 인기 요소 중 하나다. 데이팅 시장 성장세도 뚜렷하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국내 데이팅 앱·플랫폼 시장 규모는 올해 3507만달러(약 417원)에서 2028년 3642만달러(497억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현재 엄마의캘린더는 LG유플러스 내 키즈 사업부로 이관돼 사업성 재검토 절차를 밟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서비스와 수익성 등 개선 사항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차원에서 서비스 영역이 겹치는 '부모나라'와의 결합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해 9월 출시된 부모나라는 키즈 플랫폼 '아이들나라'의 핵심 고객인 영유아 부모를 상대로 육아 필수 정보를 제공 중이며, 올해 5월 퀴즈 기능을 추가하는 등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사내벤처로 스핀오프 했던 기업은 언제든 다시 회사로 돌아올 수 있다"며 "엄마의캘린더는 시너지 창출 차원에서 자사 사업부로 편입됐다"고 말했다. 이어 "초반에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시작하는 플랫폼은 드물다"며 "당장의 수익화보다는 플랫폼에 사람을 더 모을 수 있는 서비스 발굴에 더 의미를 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