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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광받는 '지속 가능 항공유'···우리는 걸음마
박민규 기자
2024.04.16 06:00:19
美·日·유럽 시장 선점 나섰는데 국내는 제도·생산 기반조차 미비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5일 08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은 지속 가능 항공유(SAF)를 보잉 777F 화물기에 급유하고 있다. (제공=대한항공)

[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우리나라는 세계 항공유 수출 1위국이지만, 각광받는 '지속 가능 항공유(SAF)'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하다. SAF는 석유와 석탄 등 기존의 화석 연료가 아닌 폐식용유나 생활 폐기물, 산업 부생 가스 등 대체 원료로 생산되는 항공유다. 탄소 배출량을 기존보다 최대 80% 가량 감축할 수 있다.


SAF는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다. SAF는 전체 항공 분야의 온실가스 감축 수단 중 7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전 세계적인 2050 탄소 중립(넷 제로) 목표를 위한 필수 수단으로 지목되고 있다. SAF 시장은 유럽이 혼합 의무 비율을 설정하는 내년을 기점으로 연 평균 47% 이상의 성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오는 2027년 현재 대비 약 20배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아시아에서만 195조원 이상의 규모일 것이라는 추산도 나오고 있다.


이에 최근 우리 정부도 2024년 수출 7000달러 달성을 위한 20개 주력 품목 중 탄소 중립 분야에 SAF를 포함시켰다. SAF 생산 및 수출 기반 조성을 추진 과제로 선정, 2024년까지 소량 생산 후 2026년부터 대량 생산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하지만 이는 결코 선진국에 비하면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이미 미국, 일본 등은 SAF 산업에 설비 투자 보조금과 세액 공제 등 과감한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자국에 SAF 생산 시설을 유치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속내다. 미국의 경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배터리·반도체 뿐만 아니라 SAF도 포함시켰다. IRA를 근거로 SAF 생산·운송·저장·혼합 프로젝트에 2억4500만달러(약 3240억원)을 할당했다. 일본은 '그린 이노베이션' 기금으로 자국 정유사인 이데미츠코산의 SAF 제조 설비에 292억엔(약 2570억원) 규모 보조금을 지원한다. 두 나라는 SAF 생산에 대한 세제 혜택도 제공한다. 미국은 리터당 최대 600원 내외를, 일본은 생산 안정 후 10년간 270원 가량을 공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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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정유 업체들은 벌써 생산, 공급 단계를 밟고 있다. 핀란드 네스테는 바이오 SAF를 상용화 중이고 미국 셰브런은 SAF 등 바이오 연료를 개발해 항공기, 철도, 차량에 납품하고 있다. 특히 셰브런은 2021년 9월에 자체 개발한 SAF를 델타항공에 공급했다. 


해외에서는 이처럼 SAF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제도와 생산에 대한 준비부터 부족하다. GS칼텍스가 네스테의 SAF를 수입해 대한항공과 실증 운항을 진행한 게 최초의 사례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실장은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으로 지원 정책을 늘리고 관련 규제를 개선하는 일이 시급하다"며 이를 위한 첫 걸음은 SAF를 '국가 전략 기술'로 지정하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주요국처럼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과 동등한 수준으로 SAF를 지원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어 조 실장은 "국내에서는 가격이 일반 항공유의 수준인 고가의 SAF에 대한 자발적 수요가 거의 없고, 불확실한 수출 시장에 의존하기에는 애로사항이 존재한다"며 "SAF 생산·사용 관련 차액 보조 등 인센티브도 마련돼야 하며, 이를 위한 기후 대응 기금 등의 활용도 검토해 봄직하다"고 지적했다.


석유 대체 연료·원료 재활용 기준도 마련돼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통과됐지만 환경부에서는 폐기물 관리 법령을 개정해야 국내 정유 기업들도 마음 놓고 SAF 사업에 나설 수 있다. 현재로서는 폐식용유를 기존 정유 설비 혹은 별도 전용 생산 설비에 원료로 투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부재해 규제 샌드박스 이용하는 실정이다.


현재까지는 SAF 사용이 늘수록 국내 기업의 손해가 커지는 구조다. 미국만 봐도 현재 항공유 수입의 절반 이상이 한국산인데, 이 중 상당량이 외산 SAF로 대체될 수 있다. 2025년 이후로는 세계 1위 항공유 수출국의 입지를 보장할 수 없다는 뜻이다. 정부와 국회가 SAF 사업 허용을 조속히 확정하고 지원책 마련에 소매를 걷어부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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