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애플 단짝' LG이노텍이 아이폰 탑재 부품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해외공장 생산 비중을 늘릴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체 매출 70%를 차지하는 애플이 최근 단일업체에 집중된 의존도를 분산하기 위해 폭스콘·코웰 등 중화권 업체 비중을 한층 늘리면서 원가절감 등을 통한 수익 방어가 불가피한 까닭이다.

8일 소부장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얼굴 등 이미지를 인식하는 '3D 센싱모듈' 부문에서 폭스콘 등 중화권 부품 비중을 늘리고 LG이노텍 부품 비중을 10% 포인트 가량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카메라모듈 부문에서도 중국 업체 코웰이 저부가부터 고부가까지 전체 제품군의 납품을 늘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LG이노텍은 그동안 '기술 명가' 샤프의 부진 속에 폴디드줌 모듈 등 고부가 제품군에서 점유율을 높이며 애플과의 협력 체계를 공고히 해왔다. 특히 샤프가 올해부터 카메라모듈 공급망에서 빠짐에 따라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이 폭스콘과 코웰 등 중국 기업에 샤프의 물량을 할당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LG이노텍 입장에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LG이노텍이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외 생산 비중을 늘릴 것이란 전망도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복수의 소부장 업계 관계자는 "최근 애플이 카메라, 3D센싱 모듈 등 부문에서 중화권 업체 부품 비중을 크게 높이면서 LG이노텍 전체 수익이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며 "LG이노텍이 원가 등을 절감하기 위해 국내 생산라인 규모를 줄이고 베트남 공장 증설에 힘을 싣는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LG이노텍은 지난해 6월 베트남 하이퐁 생산법인에 2025년까지 1조3000억원을 투자해 카메라 모듈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베트남 공장에선 저부가 제품을, 국내 공장에선 고부가 제품을 주로 생산하며 전체 생산능력을 2배 이상 늘리고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게 목표다.

한편 LG이노텍이 전장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애플향 매출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회사 매출의 70% 가량이 애플에서 발생하고 있다 보니 '아이폰' 등의 판매 현황에 따라 실적 부침이 발생하는 데다 애플의 경영전략도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시장 관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 무게 중심을 모바일에서 모빌리티 쪽으로 서서히 이동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며 "차량 카메라 모듈 등 방안은 여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막바로 애플향 사업에 힘을 뺄 순 없을 것"이라며 "모바일 부문의 수익 개선 노력을 이어가되, 모빌리티 부문에 집중도를 한층 늘리는 방식으로 점진적인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