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KT가 유·무선 및 5대 성장 사업 호실적에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2022년 반영된 일회성 이익으로 인해 수익은 다소 뒷걸음질 쳤다. 이에 KT는 올해 인공지능(AI)·콘텐츠 등 핵심 성장동력에 투자를 확대해 수익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KT는 지난해 연결기준 26조3870억원의 매출과 1조649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2.9%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2.4% 감소한 금액이다.

외형 성장은 B2C·B2B 사업 성장에 따른 것이다. 무선사업 부문 매출은 5G 가입자와 알뜰폰 사업 확대로 전년 대비 2.3% 증가한 6조8700억원을 기록했다. 고객 니즈를 반영한 다양한 요금제 및 부가서비스 출시와 신규 전략 단말 등에 힘입어 5G 가입자 비율이 전체 핸드셋 가입자 중 73%(983만명)를 돌파한 결과다.

미디어사업 매출도 높은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중심의 IPTV 가입자 유치에 따라 전년 대비 2.3% 증가한 2조570억원을 기록했다. 지니TV는 미디어 포털의 OTT 편의 기능과 AI 큐레이션 기능을 탑재해 미디어 생태계를 넓혀가고 있다. KT는 IPTV 콘텐츠 역량을 강화하고 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맞춘 요금제와 셋톱박스(STB) 출시 등을 통해 가입자 기반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기업서비스 사업에서는 디지털전환(DX) 수요 증가와 더불어 ▲AI컨택센터(AICC) ▲사물인터넷(IoT) ▲스마트모빌리티 ▲스마트 공간 ▲에너지 사업 등 5대 성장 사업의 성과가 돋보였다. 먼저 기업인터넷·데이터 사업 매출은 기업고객 트래픽 증가에 따라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조2760억원을 기록했다. 

5대 성장 사업은 AICC와 엔터프라이즈 IoT 사업의 고객이 확대된 결과 2.4% 증가한 343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AICC는 구축형 서비스에 더해 구독형 서비스인 '에이센 클라우드'가 시장에 안착하며 고객 기반 확대를 위한 상품 라인업을 강화했던 것이 주요했다. 아울러 엔터프라이즈 IoT 사업은 무선결제시장 및 이륜차 트랙킹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등 부문별 성장 기반을 마련한 덕에 좋은 성과를 거뒀다.

다만 지난해 영업이익이 소폭 뒷걸음질 친 만큼 올해는 거대 AI 서비스 '믿음'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본격 나설 방침이다. 믿음은 다양한 고객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베이직'부터 '엑스퍼트'까지 총 4가지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KT는 우선적으로 B2B 고객사 대상 맞춤형 거대언어모델(LLM)을 제공하는 프라이빗 LLM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나아가 전략적 파트너사인 업스테이·콴다 등과의 협업을 통해 양질의 레퍼런스를 확보해 나갈 예정이며 전반적인 AI 부문을 아우르는 투자도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KT 자회사들도 지난해 좋은 성과를 냈다. 우선 BC카드는 본업인 결제 프로세싱 매입액 증대를 비롯해 자체카드·금융사업 등 신사업 성장세로 4조2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아울러 케이뱅크의 작년 수신잔액은 19조1000억원, 여신잔액은 13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8%, 27.8% 증가했다.

KT에스테이트의 경우 오피스 임대 매출 증가와 호텔사업 호조로 59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1.8% 증가한 금액이다. 특히 호텔사업은 추석 황금연휴 기간에 내외국인 수요 급증과 크리스마스 등 연말 특수로 4분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KT스튜디오지니는 오리지널 콘텐츠 14편을 방영하며 입지를 확고히 했다는 평이다. 스카이TV와 지니TV 등 안정적인 콘텐츠 유통 체계를 기반으로 해외 판매도 적극 확대하고 있다. 4분기에는 '낮에 뜨는 달'의 글로벌 OTT 판매 성공으로 역대 최대 해외 매출을 기록했으며, '사랑한다고 말해줘'도 디즈니플러스에 공개됐다. 

KT클라우드는 기존 수주한 공공 클라우드 사업 매출화와 데이터센터 사업의 견조한 성장으로 전년 대비 57% 증가한 678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KT클라우드는 올해 공공 클라우드 시장 리더십을 유지하고 AI클라우드 시장 경쟁력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부문에서는 시장 수요에 대응한 용량 증설과 업셀링, 신규 고객 확대 등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장민 KT 최고재무관리자(CFO)는 "대내외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고객과 사업 본질에 집중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다"며 "올해에도 IT 역량 강화와 근본적인 사업혁신을 통해 양적, 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