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서울 종로구 효제동 부지의 새 주인찾기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당 부지에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해 공매를 진행했지만, 낙찰자가 없어 유찰된 탓이다. 이에 따라 해당 부지 매입에 자금을 공급한 금융권의 자금 회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은 전날 서울 종로구 효제동 315-1 일원 대지면적 1484㎡(448평) 규모의 토지에 대한 1회차 공매를 진행했다. 미래새한감정평가법인이 해당 물건에 대한 감정평가한 금액은 801억원이다.

제1회차 최저입찰가는 감정가의 130% 수준인 1041억원으로 책정됐다. 공매는 회차를 거듭할수록 최저입찰가가 낮아진다. 이 같은 공매 특성상 1회차 최저입찰가는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됐고 결국 유찰됐다.

종로구 효제동 부지가 공매로 나온 데에는 사업 추진을 위해 브릿지론을 일으켰지만,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전환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종로구 효제동 부지 소유주는 효제아트피에프브이(PFV)다. 해당 회사는 종로구 효제동 315-1일원 부지 개발을 위해 2020년 8월 설립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다. 효제아트PFV는 해당 부지에 주거용 오피스텔을 공급하기 위해 브릿지론을 받았지만 본PF로 전환하지 못해 결국 EOD가 발생한 것이다.

효제동 부지가 공매 물건으로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KB부동산신탁은 지난해 9월 종로구 효제동 부지에 대한 공매를 진행했다. 당시 공매 도중 매수 의향자가 나와 공매를 취소했지만, 딜 클로징까지 이어지지 않았고 이번에 재공매를 실시한 것이다.

문제는 이번에도 매각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해당 부지 용도지역은 일반상업지역으로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 근린생활시설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개발해야 한다. 현재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꺾인 상태로 수요세가 유입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해당 부지를 매입해 개발을 통한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당 부지가 유찰을 거듭할 경우 부지 매입에 자금을 공급한 대주단에도 피해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2022년 말 기준 효제아트PFV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단기차입금 규모는 532억원에 달한다. 해당 단기차입금의 만기는 2023년 5월로 이미 만기가 훌쩍 지난 상태다.

대주단 구성을 보면 ▲한강새마을금고(47억원) ▲동작새마을금고(50억원) ▲성남동부새마을금고(50억원) ▲동구로새마을금고(27억원) ▲신도림새마을금고(17억원) ▲동수원새마을금고(50억원) ▲경기화성새마을금고(36억원) ▲부산화명새마을금고(40억원) ▲IBK저축은행(26억원) ▲예가람저축은행(28억원) ▲웰컴저축은행(27억원) ▲애큐온저축은행(26억원) ▲유니온저축은행(28억원) ▲키움예스저축은행(26억원) ▲수협은행(10억원) ▲제이피어반디(39억원) 등이다.

해당 부지 공매가 8회차까지 유찰될 경우 최저입찰가는 510억원이다. 당초 계획한 공매 일정 내 낙찰자를 찾지 못할 경우 대주단은 원금 회수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종로구 효제동 공매 최저입찰가가500억원대로 내려가면 입찰수요가 붙을 수 있다"며 "하지만 공매 일정이 끝날 때까지 낙찰자 없이 유찰된다면 대주단 중 투자금을 온전히 회수하지 못하는 금융사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