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DL이앤씨가 신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재원 마련을 위한 이익 개선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원가율 상승 여파로 지난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착공 물량도 크게 감소한 상태로 주주환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수익성 반등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2일 DL이앤씨에 따르면 지난 1일 이사회를 열고 2024년부터 2026년까지 향후 3개년 동안 연결기준 순이익의 25%를 주주 환원에 활용하는 신규 주주 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주주환원율 25%는 현금배당 10%와 자사주 매입 15%로 구성됐다. 기존 주주환원율은 15%(현금배당 10%·자사주 매입 5%) 대비 10%포인트(p) 개선된 정책이다.

DL이앤씨가 신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며 달성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지난해 수익성이 뒷걸음한 가운데 반등 여부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DL이앤씨는 지난해 건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실제로 2021년 81.8%를 기록하며 80% 초반대에 머물렀던 DL이앤씨 원가율은 2022년 87.6%로 5.8%포인트(p) 상승한 데 이어 지난해 90.2%까지 치솟았다.

원가율이 90%대를 돌파한 상황에서도 DL이앤씨는 올해 실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DL이앤씨가 제시한 올해 매출 목표는 8조9000억원이다. 2021년 분할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한 지난해보다 1조원 가량 늘어난 규모다. 올해 영업이익도 전년(3312억원) 대비 57% 이상 증가한 5200억원을 제시했다.

문제는 매출 비중이 높은 주택부문 실적 증가세가 둔화됐다는 점이다. 실제로 2021년 DL이앤씨 주택부문 매출은 5조774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5조2521억원으로 2000억원 가량 증가했지만, 지난해 5조2579억원으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주택 착공 물량도 크게 감소했다. 2022년 DL이앤씨의 주택 착공물량은 수도권 1만643가구, 비수도권 1만1372가구 등 총 2만2015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착공 물량은 수도권 4109가구, 비수도권 2067가구 등 6176가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DL이앤씨는 토목과 플랜트 부문 실적을 바탕으로 매출과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지난해 시행사를 통해 진행한 사업이 지연되는 사례가 이어지며 착공물량이 많이 감소했다"며 "최근 토목과 플랜트 부문 매출이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올해 제시한 실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성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DL이앤씨는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DL이앤씨가 보유한 순현금 규모는 1조1000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도 97.2%를 기록하며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리스크로 인해 건설사 신용등급이 조정되고 있지만, 주요 건설사 중 가장 높은 'AA-'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