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국내 벤처캐피탈인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가 초격차·세컨더리 펀드를 동시에 멀티클로징(증액)한다. 펀드 규모는 각각 500억원 이상으로 총 1000억원을 넘길 계획이다. 운용사는 지난해 진행된 '2023 모태펀드 2차 정시' 초격차·세컨더리 부문 위탁운용사(GP)로 동시에 선정돼 이들 펀드를 잇따라 결성했다.

29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삼호그린인베스트는 현재 운용 중인 초격차·세컨더리 펀드 규모를 각각 500억원 이상으로 증액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초격차 펀드는 408억원, 세컨더리는 345억원 규모로 운용되고 있다. 두 펀드 주축출자자(앵커LP)는 한국모태펀드다.

모태펀드를 운용하는 '한국벤처투자'는 자펀드 멀티클로징 마감 기한을 결성일로부터 6개월까지 허용하고 있다. 삼호그린인베스트는 지난해 7월 발표된 '모태펀드 2023 2차 정시 출자사업' 중진계정 세컨더리·초격차 부문 GP로 동시에 선정돼 두 펀드를 잇따라 조성했다. 펀드 결성은 마감 시한 내(발표일 기준 6개월) 완료됐다.

초격차 펀드(408억원)는 지난해 11월 말 결성됐다. 한국벤처투자가 최초로 제시한 결성 목표액(300억원)을 크게 웃돈다. 앵커LP인 모태펀드는 150억원을 출자했다. 삼호그린인베스트는 펀드 결성 직후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성장금융)·지방자치단체 등에서 GP자격을 잇따라 따내 규모를 대폭 늘렸다.

세컨더리 펀드(345억원)는 이달 17일 결성됐다. 이 또한 한국벤처투자의 최초 제시 규모(333억원)를 상회한다. 삼호그린인베스트는 현재 세컨더리 펀드 멀티클로징에 주력하고 있다. 복수 출자자와 원활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미 일부 출자기관에서 출자확약서(LOC)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호그린인베스트는 초격차 분야와 밀접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투자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이미 여러번 고수익을 낸 경험이 있다. 지난해에는 반도체·2차전지용 건식세정 장비 제조사인 '아이엠티'로 대박을 터뜨렸다. 운용사는 지난 2014년 2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 보유 지분 대부분을 매도해 총 207억원을 회수했다. 투자배수(멀티플) 11배에 육박하는 성과다.

세컨더리 분야 회수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 삼호그린인베스트와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공동으로 운용 중인 400억원 규모 사모펀드(PEF)는 현재 청산을 앞두고 있다. 내부수익률(IRR)은 두 자릿수 대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펀드는 산업은행이 출자한 비금융 자회사 79곳을 통째로 인수했다. ▲웨이버스 ▲브레인즈컴퍼니 ▲다보링크 등으로 고수익을 거뒀다.

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는 "초격차 분야는 주목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투자 범위가 넓고, 세컨더리 분야는 올해 만기를 맞는 벤처펀드들이 많아 딜 소싱이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호그린인베스트는 벤처투자 혹한기 속에서 수백억 규모 펀드를 연속으로 결성하고, 우수한 회수성과도 기록한 바 있어 멀티클로징을 완료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