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현대건설의 지난해 연간 연결 실적이 호조를 보였지만 마지막 4분기의 흐름은 위태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업계 실적악화 주범으로 지목되는 원가율 상승과 금융비용의 부담을 피해가지 못해서다. 

최근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를 계기로 건설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진 가운데 업계 맏형인 현대건설의 올해 대응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 결과, 매출 8조5983억원, 영업이익 1444억원, 당기순이익 11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41.3%, 영업이익은 94.5% 각각 증가한 것이다.

이에 비해 전분기 대비로는 이익 감소가 두드러졌다. 4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9.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40.7%, 39.3% 각각 감소했다.

이처럼 전분기 대비 이익의 감소 배경에는 원가율 상승이 기인한다. 국내 주택부문을 비롯해 해외 현장의 원가율이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차감한 매출총이익은 올해 4분기 4092억원으로 3분기(5161억원)에 비교해 1069억원 가량 차이났다. 여기에 판관비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나오는데, 올해 4분기의 판관비는 2647억원으로 전 분기 판관비(2723억원)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사실상 매출액은 늘었지만 매출원가의 상승으로 이익률 차이는 더욱 커진 셈이다.

이에 따라 이익률은 더욱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률은 올해 3분기 3.1%에서 4분기 1.7%로 3개월 사이 1.4%p(포인트)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이 1%대에 진입해 사실상 거의 남는 것이 없는 수준의 영업활동을 벌이게 됐다.

다만 이익률의 급감에도 불구하고 전망은 나쁘지 않다. 지난해 초부터 이어진 해외 대형 프로젝트의 공정 본격화와 더불어 이미 높은 원가율이 고점에 올라 기저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신규 수주를 통해 국내 중심의 일감에서 해외로 점차 전환하며 이익률 개선에도 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신규 수주는 32조 4906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연간 수주 목표인 29조900억원의 111.7%를 달성한 금액이다.

2022년과 비교하면 신규수주 총액은 줄었지만 해외부문은 더욱 늘려 국내 주택시장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의 위기도 관리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신규수주 총액은 32조4906억원으로 전년(35조4260억원) 대비 8.3% 감소했다.

다만 해외 부문의 신규수주는 2022년 7조1380억원에서 지난해 12조8680억원으로 5조7300억원 가량 늘었다. 사우디 아미랄 패키지 1·4 등 메가 프로젝트 수주로 인해 전년 대비 80.3% 증가한 것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의 감소 배경에 관해 "국내 원자재 가격 및 외주비 상승으로 국내 부문에서 원가율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확대와 글로벌 시장의 꾸준한 개척으로 실적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