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산호세=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갤럭시 AI가 온다(Galaxy AI is coming)'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1시간 10여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산호세(새너제이)는 애플 본사가 있는 쿠퍼티노 코앞에 있는 도시다. 거리로는 약 20㎞ 내외, 차량 이동 시 15분 정도면 오갈 수 있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최초의 AI(인공지능) 스마트폰인 갤럭시S24의 언팩행사를 이곳으로 정해 '세계 최초 AI폰'으로 애플과의 정면승부를 벌이겠다는 계획이다.

17일 오후 1시 30분(현지시간), 행사 하루 전에 찾은 SAP센터는 갤럭시S24 언팩 행사를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본격적인 행사 전이라 행사 주변은 한산하고 날씨도 서늘했지만 여느 때 보다 비장하고 긴장감이 흘러넘쳤다. 

SAP 센터 외벽에는 갤럭시S24 언팩을 예고하는 대형 광고판이 둘러싸고 있다. 언팩 행사를 하루 앞두고 현지 지원 인력들은 입구 앞에서 사전 동선을 정리하고 행사 진행 표지판을 설치하고 있었다. 언팩 전에 갤럭시S24의 비밀 유지를 위해 입구에서 보안이 철저히 이뤄졌다. 

그간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언팩 행사를 개최할 때 뉴욕, 샌프란시스코, 라스베이거스 등에서 진행했다. 이 정도로 애플 본사와 가까운 곳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호세는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에 비해 번화가는 아니지만 미국의 유명한 IT기업이 모여있는 곳이라 이곳에서 언팩을 하는 것 자체가 삼성전자의 기술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언팩 행사가 진행되는 SAP센터는 산호세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1993년 준공된 실내 아레나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팀인 산호세 샤크스가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미국프로농구(NBA)팀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오라클 아레나의 리노베이션이 진행 중이던 1996~97 시즌에 임시 홈구장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아시아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SAP 주변을 맴돌며 언팩 행사에 대한 방송을 촬영하고 있었다. 입구에서 스텝들은 내일 진행될 언팩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몇몇 파트너들도 미리 행사장에 방문해 언팩 행사 전 사전 준비에 분주해 보였다.

현장에는 한국인 진행요원도 아르바이트로 참가해 행사에 참여하고 있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석사를 마치고 일을 하다가 잠깐 쉬고 있는 이 한국인은 현재 미국 내에서도 갤럭시 언팩에 대한 반응이 어느 정도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카메라 성능이 개선되고 있는 갤럭시S 폰에 대해 주변 친구들과 지인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와 산호세 주변에 있는 엔지니어들 사이에서도 이번에 삼성전자가 산호세에서 언팩행사를 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며 "지금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번 행사 이후에 갤럭시폰으로 바꿀까 생각 중이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갤럭시S24 시리즈는 '최초의 온디바이스 AI(인공지능) 스마트폰'으로 불리게 될 전망이다. 17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8일 오전 3시)에 열리는 '갤럭시 언팩'에서 그 실체가 공개된다. 삼성은 통화·문서·카메라 등 스마트폰의 핵심 기능 전반에 AI 기술에 적용, 프리미엄폰 시장 선점에 나선다. 언팩 초대장에도 '갤럭시 AI가 온다(Galaxy AI is coming)'라는 문구를 담았다.

지금까지 공개된 갤럭시S24의 대표 AI 기능은 실시간 통역 통화인 'AI 라이브 통역 콜'으로 영어와 일어, 중국어 등 10개국 이상의 언어가 지원될 전망이다. 갤럭시S24는 별도 앱이 필요 없고, 상대방이 AI폰을 사용하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상대방의 통화 내용을 통역해 제공해준다. 해외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AI 기능 외에도 갤럭시 S24 시리즈는 후면 메인 카메라의 경우 일반·플러스 5000만 화소, 울트라 2억 화소 렌즈 탑재가 유력하다. 앱 프로세서(AP)는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와 삼성 엑시노스2400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울트라 모델의 경우 하드웨어 개선도 이뤄진다. 기존 S 시리즈는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했으나 갤럭시 S24 울트라는 티타늄 프레임이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