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로에 들어서자 초록색 인조 잔디가 깔린 야외 테라스가 맞이해줬다. 갓브레드에서 운영하는 야외 좌석으로 6인석이 2개, 2인석이 2~3개 정도 있다. 불과 몇 발자국만 걸으면 나오는 지하철역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한쪽에서는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여유롭게 커피 한잔과 빵을 즐기는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다.

갓브레드는 종합 부동산개발회사 엠디엠의 웨딩·외식사업 계열사 엠디엠F&C가 2018년부터 운영 중인 베이커리 매장이다. 엠디엠은 '마곡나루역 보타닉푸르지오시티' 시행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건물의 지하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했고 입지 조건 및 지역 수요를 고려해 웨딩·외식 사업에 뛰어들었다.

갓브레드가 위치한 통로를 쭉 지나가면 MDM의 웨딩사업인 '보타닉 파크웨딩'이 나온다. 결혼식이 끝나고 난 후 커피 한잔 할 곳을 찾는 사람들이 갓브레드로 모이는 셈이다. 흔히 우리가 아는 지하철 역 빵집과 다르게 갓브레드가 야외테라스를 큼지막하게 꾸며놓은 이유로 보인다.

매장 안에 들어서자 빵, 케이크, 쿠키 등 각양각색의 베이커리들이 매장을 가득 매우고 있다. 야외테라스와는 다르게 매장 내부는 넓지 않은 편이다. 창밖을 바라보는 좌석 4~5개, 2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좌석이 구비돼있다. 매장 안쪽에는 3~4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예약 좌석이 2개 있다.

입구 정면에 보이는 진열대에는 레몬바닐라·초코칩·후르츠 등 다양한 맛의 사브레 쿠키와 머핀 등이 나란히 누워 있다. 반대편에는 조각케잌, 홀케이크 등이 냉장 쇼케이스 안에 먹음직스럽게 줄지어 있다. 특히 갓브레드의 시그니처 메뉴인 '탕종식빵'이 자신이 주력 메뉴라고 뽐내듯이 매장 가운데 위치해 눈길을 끌었다.

갓브레드가 독특한 이유는 탕종법을 활용해 베이커리를 만든다는 점이다. 탕종법이란 생밀가루를 섭씨 100도의 물에 익힌 후 몇 시간 동안 숙성해 쫄깃함을 극대화하는 반죽법이다. 갓브레드는 유기농 밀가루에 계란을 넣지 않고 24시간 '천연 발효'시킨 탕종 반죽을 저온에 숙성시켜 빵을 만든다. 탕종법은 또한 더부룩함을 유발하는 밀가루를 익혀 소화가 잘 된다는 장점도 있다.

소금빵, 바게트 등을 트레이에 담은 후 재빨리 탕종식빵을 한입 베어물었다.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일반 식빵과는 다르게 촉촉하고 쫄깃한 식감이 입안을 감쌌다. 빵을 즐겨하지 않는 기자조차도 일반적인 빵과 다르다는 점을 금세 알 수 있었다. 흡사 빵이라기 보다는 떡에 가까운 식감이기도 했다. 손가락으로 꾹 눌러도 원래 상대로 금방 돌아오는가 하면 결대로 쭉 찢어보니 마치 닭가슴살처럼 찢어지기도 했다.

빵을 먹으며 매장을 둘러보니 모든 빵을 낱개로 포장했다는 점을 발견했다. 대부분의 빵집에서 포장하지 않고 그대로 진열해 놓는 소보로, 바게트 빵 역시도 하나하나 비닐 포장지에 정성스럽게 씌워 있었다. 빵 특성상 상온에 있을 때 수분이 날라 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씌워 놓은 것으로 보였다.

갓브레드 매장 앞에는 빵이 나오는 시간대가 적힌 가판대가 놓여있다. 오전 7시 샌드위치를 시작으로 잉글리쉬 머핀, 소금빵, 바게트, 스콘, 맘모스 빵 등이 순서대로 나온다. 오전 12시가 되면 모든 빵이 구워진다. 탕종식빵의 경우 오전 8시30분과 11시에 두 번 구워진다. 인기 많은 빵들은 나오는 즉시 품절되는 경우가 있어 원하는 빵을 먹고 싶다면 시간대에 맞춰 가야 한다.

갓브레드가 흔히 보이는 빵집 중에서도 독특함을 지닌 이유는 결국 빵 하나를 전하는데 들어가는 정성 때문인 듯했다. 낱개 포장부터 시작해 24시간 공들여 만드는 반죽까지. 사소하면서도 섬세한 정성들 덕에 '마곡빵집'으로 소문난 게 아닐까. 마곡나루역에 들를 일이 있다면 갓브레드의 야외 테라스에서 쫄깃한 '탕종빵'을 먹어보는 것을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