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국산 준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자존심'이라는 수식어가 결코 과장된 말이 아니었다. 역삼각형 라디에이터 그릴이 돋보이는 다이내믹한 디자인에서부터, 최신 차량 인테리어 트렌드인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까지. '약관'(20주년)을 앞두고 최근 4세대 모델을 계승해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로 돌아온 '더 뉴 투싼'(신형 투싼)을 두고 하는 얘기다.

최근 3일(20~22일)간 시승해 본 신형 투싼은 경쾌한 주행감이 일품이었다. 차량을 인도 받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The-K)호텔 일대는 혼잡한 터라 승차감을 느낄 겨를이 없었지만, 도심권 이동을 위해 경부고속도로 초입을 지나자 그 진가를 느낄 수 있었다. 쭉 뻗은 도로를 만나자 잠재돼 있던 질주 본능이 살아 났다. 엑셀을 살며시 즈려밟자 엔진 피스톤의 역동적인 울림이 차체에 전달되며 경쾌하게 가속이 붙었다. 

세련미가 돋보이는 '얼리메이트 레드 메탈릭' 컬러를 택해서 일까. 핸들을 잡고 있는 내부에서도 신형 투싼의 스포티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신형 투싼은 지난 2020년 출시된 4세대 모델을 부분변경해 선보인 모델인 만큼 첨단 사양이 돋보였다. 12.3인치 크기의 클러스터(계기판)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연결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외관상 크게 달라진 점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는 네비게이션 사용을 위한 카플레이(Car-Play) 연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빌트임 캠 등이 가능하다. 또 클러스터 왼편에 부착된 버튼을 통해 지문 인식만으로도 차량에 시동을 걸 수 있다.

점차 신형 투싼에 적응이 되기 시작하자 아쉬운 부분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신형 투싼에는 현대차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스마트센스'(Smart Sense) 기능이 탑재돼 있어 주변에 다른 차량이 인접하게 되면 경고음이 울린다. 특히 스마트센스 시스템은 차선을 변경할 때 민감하게 반응해 운전에 방해가 되는 요인이 됐다. 충분히 뒷차와 거리를 둬 충돌 위험이 없는 일반적인 차선 변경 상황에서도 시시 때때로 경고음이 울려 운전자로 하여금 긴장감을 유발시켰다.

좌회전이나 우회전 신호를 대기할 때 계기판에 표시되는 측면 카메라도 딱히 안전운전에 도움이 된다는 인상을 받지 못했다. 사이드미러로도 충분히 후방의 시야가 확보되는데, 굳이 사각지대로 여겨지지 않는 측면까지 보여주는 시스템이 '계륵'처럼 여겨졌다. 되레 운전자의 시야만 분산시키는 역효과를 내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지난 2004년 첫 등장한 투싼은 2세대(2009~2015년)와 3세대(2015~ 2020년), 4세대(2020년~)를 거치며 팰리세이드, 싼타페 등과 함께 현대자동차의 SUV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4세대 페이스리프트 차량은 투싼 20년 주년을 앞두고 출시된 기념적인 모델인 셈이다. 

총 3가지(가솔린‧디젤‧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으로 구성된 신형 투싼은 가솔린의 경우 트림별로 2771만~3439만원에 가격이 매겨졌다. 디젤과 하이브리드는 각각 3013만~3681만원, 3213만~3858만원으로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복합연비는 시승한 가솔린 모델이 12.5㎞/ℓ, 디젤이 14.3㎞/ℓ이며 하이브리드가 16.2㎞/ℓ로 가장 우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