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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검 '적통' 명분을 쥔 종손
김수정, 정호창 기자
2024.01.24 08:33:55
③허준홍 삼양통상 사장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3일 08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재벌 그룹의 총수 세대교체가 완료됐다. 국내 10대 그룹 중 후계 구도가 아직 명확하지 않은 곳은 GS그룹 뿐이다. 창업주 허만정 이래 4대째 이어오고 있는 GS그룹 총수家의 역사와 차기 리더 후보로 꼽히는 4세 경영인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

[딜사이트 김수정, 정호창 기자]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은 GS家 4세 리더 후보를 꼽을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인물이다. 그룹 시조 허만정의 '종손'이란 지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허 사장은 '허만정-허정구-허남각'으로 이어지는 가문의 종통을 잇는 위치에 있다. LG그룹 총수 가문인 능성 구씨나 GS그룹을 이끌고 있는 김해 허씨 가문처럼 유서 깊은 양반가에서는 승계에 있어 가장 유리한 지위를 가진 셈이다. 대의명분에서는 가문의 4세 중 누구도 허 사장을 앞서지 못한다.


문제는 GS그룹이 유교적 장자 승계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허씨 가문의 가업(家業)인지 여부다.


GS그룹의 뿌리가 LG그룹 구씨 가문과의 동업에 있고, 그 출발점인 사업 자본금의 출처가 허만정이 대대로 물려받은 가산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보면 GS그룹은 허씨 가문의 가업이자 재산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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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허만정이 종잣돈만 댔을 뿐 실제로 LG 구씨 가문과의 동업을 통해 사업을 키우는데 헌신한 이는 3남 허준구를 비롯한 장남의 동생들이라는 점에 입각하면 GS그룹을 종가에 전해지는 가산이나 가업이라 단언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허만정의 장남인 허정구가 첫 사업인 마산 방직공장 운영에 이어 삼성그룹 경영에 참여할 때 부친의 자금 지원을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훗날 삼양통상을 설립해 그의 맏아들과 손자에게 이어지는 가업으로 삼았다는 점을 근거로 가문 재산 중 그의 몫에 대한 배분과 승계가 이미 마무리됐단 반론도 나올 수 있다.


후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허 사장이 쥔 가문의 적통 후계자란 지위는 GS그룹 총수 승계 경쟁에서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


만약 허 사장이나 허정구계에서 유교적 가법이나 명분을 주장할 경우 허준구계를 비롯한 다른 계파 후손들의 반발로 GS그룹의 '가문 공동 경영' 체제에 금이 갈 가능성이 높은 점도 부담이다.


총수 일가는 그룹 지주사인 ㈜GS 지분 53% 가량을 50인 이상의 친인척이 분산 소유하고 있다. 경영권 단독 행사가 가능한 지분을 가진 인물이나 계파가 없어 내부 분쟁이 발생할 경우 누가 승기를 쥘 지 가늠하기 어렵다. 갈등이 심화돼 친족 간 합종연횡 등이 이뤄지면 그룹이 쪼개지거나 패한 쪽이 가문 내에서 축출되는 등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 양자 입적으로 얻은 '종손' 지위, 적통성에 흠


허 사장이 가진 '종손'이란 명분에 약한 고리가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나, 허 사장은 부친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친자가 아닌 양자다. 친부는 허 회장의 막냇동생인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이다. 허남각 회장이 아들이 없어 가문의 종손 자리가 비자 대를 잇기 위해 유교적 전통에 따라 조카인 허 사장을 양자로 입적했다.


허 사장이 가문의 적장손임에도 1975년생으로 사촌인 허세홍 GS칼텍스 사장(1969년생)이나 허자홍 에이치플러스에코 대표(1972년생)보다 어린 배경이다.


유교적 종법상으론 허 사장의 '종손' 지위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후계 경쟁에서 이를 명분으로 내세울 경우 다른 경쟁자나 계파에서 양자법에 따른 '적통성'을 온전히 인정할 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경쟁의 당사자인 가문의 4세들이 구시대적 승계법과 명분에 수긍할 지는 더욱 장담하기 어렵다.


허 사장이 지닌 '종손'이란 지위와 명분이 후계 경쟁에서 그를 도울 강점인 동시에 역풍을 불러올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 2020년 GS칼텍스 떠나 삼양통상으로… 총수 경쟁에서 멀어졌나


일각에선 세간의 일반적인 관측과 달리 허 사장이 이미 GS그룹 후계 경쟁에서 한 발 멀어진 상태가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고려대 경영학과와 미국 콜로라도대 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한 허 사장은 2002년 미국 에너지기업 셰브론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후 2005년 GS칼텍스 생산기획실에 입사했다. 이후 GS칼텍스에서만 근무하며 2019년 윤활유사업본부장(부사장) 지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부사장 승진 1년 만인 2020년 갑자기 GS칼텍스를 떠나 부친 허남각 회장이 경영하는 삼양통상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양통상이 공정거래위원회 기준 GS그룹 계열로 분류되긴 하나 그룹의 본류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차기 총수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로 이동한 셈이다.


재계에선 고령인 부친 허남각 회장의 뒤를 잇기 위한 행보로 해석하면서도, GS그룹 후계 경쟁에서 조금 밀려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덧붙이고 있다.


자리를 삼양통상으로 옮기긴 했으나 GS그룹과의 연결고리는 계속 강화해 가는 모습을 보여 인상적이다. 총수 일가 중 가장 적극적으로 지주사 ㈜GS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 2019년 말 2.13%이던 지분율을 현재 3.3%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GS家 4세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전체 친인척 주주 중에서는 세 번째 위치다. 허 사장보다 지주사 지분을 많이 보유한 친족은 당숙인 허용수 GS에너지 사장(5.26%)과 초대 총수인 허창수 명예회장(4.75%)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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