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국 하림 회장의 장남인 김준영 씨는 HMM 인수 파트너인 JKL파트너스에서 수석운용역(시니어매니저)으로 근무 중이다. 지난 2021년 JKL파트너스에 합류했고 현재 HMM 인수 딜과 관련한 실무를 맡고 있다. 

재무투자자(FI)인 JKL파트너스는 HMM 인수를 위해 5000억~7500억원 수준의 자금을 모을 방침이다. 이 과정을 하림 회장의 아들인 김 씨가 주도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JKL이 만드는 프로젝트펀드에 하림 측의 수익률 보장이 있으면 다수의 유한책임투자자(LP)들을 모으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김 씨가 이를 위해 중간에서 가교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림과 JKL파트너스는 과거 2015년 팬오션 인수 때도 함께 협력하는 등 우호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JKL파트너스 관계자는 "HMM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 준비는 끝난 상태"라며 "사실 하림은 FI가 없어도 (자금조달)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1992년생인 김준영 씨는 올해 3월 그룹 주력 계열사인 엔에스쇼핑(NS쇼핑)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본격 경영수업에 돌입했다. 하림그룹이 지난해 지배구조 개편을 사실상 매듭지은 가운데 김 씨는 이미 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 서있다.

그는 가금류 제조판매회사인 '올품'과 동물의약품 판매사인 '한국바이오텍'을 통해 하림지주의 최대주주 역할을 하고 있다. 올품과 한국바이오텍이 보유한 하림지주 지분이 각각 5.78%, 16.69%로 이를 합친 지분이 22.47%다. 김홍국 회장의 하림지주 지분 21.1%보다 많다. 아들 김 씨는 올품 지분 100%를 갖고 있으며 올품이 한국바이오텍 100%를 보유하고 있다.

김 씨가 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위치한 만큼 업무능력만 보여준다면 향후 승계 절차에 걸림돌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 씨는 김홍국 회장 슬하의 1남3녀 가운데 유일한 아들이다. 6조원이 넘는 초대형 딜에서 자금조달을 무난하게 지원한다면 향후 승계를 위한 우호적인 입지를 다질 수 있다.

다만 과거 일감 몰아주기, 자사주 유상감자에 의한 편법 승계 이슈는 앞으로도 꼬리표가 될 전망이다. 하림그룹은 2012년부터 김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올품에 일감 몰아주기를 했고 2021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당지원행위로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또 동물의약품을 판매하던 한국썸벧판매(현 올품) 지분을 김 회장이 아들에게 증여하는 과정에서 증여세 100억을 사실상 회사 자금으로 납부해 논란이 일었다. 김 씨는 향후 이러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해야될 과제도 안고 있다.

앞서 지난 18일 하림 컨소시엄(팬오션·JKL파트너스)은 인수가 6조4000억원에 HMM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림 측은 인수금융으로 2조원을 조달하는 한편 팬오션 현금성자산(8568억원)과 유상증자(1조원 이상), 선박 유동화(1조원), 영구채 발행(5000억원) 및 JKL파트너스 펀드(7500억원 안팎) 등을 통해 나머지 자금을 모은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