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김성훈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가 두 번째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 대표는 첫 임기에 이어 두 번째 임기 동안에도 ETF(상장지수펀드)와 해외 투자 등에서 회사의 성장을 이끌었다. 다만 모기업인 키움증권의 대표 교체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의 임기는 2024년 3월 만료된다. 2018년 3월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를 맡은 뒤 2021년 3월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한국외국어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테네시주립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밟았다. 1995년 동부증권 입사를 시작으로 키움증권 홀세일총괄본부장 등을 거쳐 2014년부터 키움투자자산운용에 몸을 담았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을 이끌게 된 김 대표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ETF, TDF(타겟데이트펀드), 해외 투자를 중심으로 회사를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실제로 키움자산운용은 김 대표 체제 아래서 세 분야 모두 괄목할 성장을 이뤘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ETF 순자산가치 총액은 올해 11월 기준 2조774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1조8722억원) 대비 1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ETF는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으면서 특정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펀드를 말한다.

TDF의 경우 키움투자자산운용은 8일 순자산 설정액 기준 전체 3151억원 규모로 점유율 6위에 해당한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에 맞춰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투자 비율을 조절해 주는 연금특화 펀드다.

해외 투자의 경우 펀드 설정잔액은 39억4812억원, 순자산가치는 41억6155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15.8%, 17.1%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해외 투자펀드는 507개에 달한다.

전체 펀드 AUM(순자산총액+평가액)도 54억679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대비 8조7674억원 증가했다. 김 대표가 추진한 ETF·TDF·해외 투자 세 분야의 성과가 전체 AUM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영업수익(매출)과 순이익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수익 589억원, 순이익 154억원을 거뒀다. 전년동기대비 영업수익은 18%, 순이익은 10.5% 감소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보수가 높은 부동산 관련 펀드 등의 실적이 좋지 않았고 이는 업계 전반의 사정이기도 했다"며 "다만 채권형 ETF 등이 많이 늘어나면서 외형 성장을 이뤘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연임에 변수는  있다. 모기업인 키움증권 대표 교체가 결정돼 김 대표의 거취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발 인사가 다우키움그룹 전체로 확대될 수 있어서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어 황현순 대표의 사임 의사를 받아들이면서 엄주성 전략기획본부장 부사장을 차기 대표로 내정했다. 앞서 황 대표는 영풍제지에 관련된 대규모 미수채권이 발생한 데 따른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