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회장이 바이오노트를 활용한 승계 작업에 본격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장녀인 조혜임 에스디바이오센서 전무가 글로벌 무대서의 보폭을 확대하며 존재감을 뚜렷이 나타내고 있는가 하면  바이오노트 지분도 확대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올해 62세(1961년생)인 조영식 회장은 에스디바이오센서 등 관련 기업에 대한 압도적인 지배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경영 활동에 나서고 있다. 그렇다 보니 그동안 뚜렷한 승계작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2세들이 핵심 계열사에서 존재감을 나타내는 것은 물론,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바이오노트에 대한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서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사람은 장녀 조혜임 에스디바이오센서 전무다. 1987년생인 조 전무는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했다. 그는 2013년 SDB인베스트먼트 마케팅부문 이사로 입사해 SD바이오센서로 적을 옮겨 초고속 승진 행보를 이어왔다. 현재 마케팅총괄 전무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그는 동생인 조용기 바이오노트 이사와 동일 수준의 바이오노트 지분(1600만주, 1.57%)을 보유해오다가 지난 8월, 13만주를 장내매수해 지분율을 1.69%로 끌어올렸다. 지분을 늘리는 데 사용된 금액은 총 7억5296만원 수준으로 크진 않지만 업계는 상장 이후 처음으로 동생과의 격차를 벌렸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여기에 조 전무의 남편인 김정훈 SDB인베스트먼트 상무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0.21%)을 더하면 총 1.9%로 동생 조 이사와의 지분 차이는 더 벌어진다. 김정훈 상무는 삼성전자 리서치 책임연구원 출신으로 벤처캐피탈(VC) 인터베스트를 거쳐 SDB인베스트먼트에 합류했다.

조 전무는 지분 확대 뿐만 아니라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단 평가다. 조 전무는 올해 초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연사로 오르는가 하면, 최근엔 결핵퇴치를 위한 혁신 포럼(TBIS)에 패널토론자로 초대돼 전문성을 뽐냈다.

바이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조 전무가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한 임무를 도맡으며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며 "(에스디바이오센서에게 있어) 해외시장의 중요성을 생각해보면 조 전무의 활동은 경영 승계와 연관지어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승계를 위한 재원도 마련돼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과거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계열사로 분류됐던 ㈜이랩의 청산을 통해서다. ㈜이랩은 조 전무가 50%, 조 이사가 4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사실상 개인 회사였다. 이곳은 작년 3월 바이오노트 상장 직전 청산절차를 밟았는데, 당시 자본총계가 40억원이고 자본금이 7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두 사람 모두 수십억원을 챙겼을 것이란 게 업계의 추정이다.

앞선 업계 관계자는 "㈜이랩 청산 당시 바이오노트가 기술력 확보차원에서 양수한 시설장치 등의 규모는 1억원 채 되지 않지만 이곳의 수익성이 높았던 만큼 조혜임 전무 등이 청산에 따른 상당한 이득을 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바이오노트 관계자는 "아는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